보현화(普賢華)

☞■ my page ■☜/긴 글, 긴 이야기

언니와 함께 떠난 강원도 여행...

보현화 2008. 9. 18. 19:24

2008.9.9~11/ 2박3일동안 떠난 우리 두 자매의 여행은

스스로 운수납자(雲水衲子)가 되고자 떠난 바람의 여행....

올해로 둘다 50고개를 넘었고, 특별히 챙길 어린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걸림없는 바람처럼 홀연히, 지체없이 길을 떠났다..


처음엔 그냥 목적없이 발길 닿는대로 가면서 동가식서가숙하자고 했는데,

내가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자연히 여행지를 검색하게 되었고 이왕이면 여행지에서의 축제가 어우러지면 더욱 오감이 활성화?될거 같아 잔뜩 이것저것 여행정보를 수집하고 전화하고 해서 대충 아우트라인을 잡고-.

물론 승용차는 없다. 11번 버스인 튼튼한 두 다리가 믿을만한 교통수단일 뿐-.

그러니 더욱 나그네답지 아니한가.


축제정보 사이트에서 9월의 축제를 훑어보니 이효석문화제(메밀꽃축제)가 눈에 띄었다.

한군데만 보기엔 그렇고 근처축제를 살펴보니 약풀축제까지 있다. 한약방에서 16년간 근무한 언니에게 딱 맞는 축제일 터-. 그것으로는 또 미흡해서 주변을 보니 옳거니! 월정사와 상원사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 둘다 불자이니 반드시 넣어야할 코스가 아닐수 없다. 절에서 단체로 순례 가서 바쁜 일정에 주마간산격으로 보고 왔는데 시간 제한없는 이번 여행에서 못본 거 차분히 보고 올수 있게 되니 더 좋았다..이 모두 강원도 평창군 지역이라 이동시간 절약 등 잇점이 많을 것 같아 강원도 평창군으로 낙점.


장소는 정해졌다. 식사는 가는 곳마다 닥치는 대로? 먹으면 되는데 숙박할 곳이 문제.

추석 바로 밑이라 사람들이 많이 올것 같진 않지만 이쪽 저쪽 축제로 혹시 숙박할 데가 없는 것은 아닌지? 해서 평창군청 홈페이지에 가서 숙박지를 검색. 일일이 전화를 해보려다가 평창군청에 전화를 해 보았다. 여행스케줄이 어떤 순서로 될지도 모르고 숙박지변동 등 문의하다 보니 월정사내 관광안내소로 연결이 되었다. 월정사 근처 숙박지는 물론 관광연계스케줄까지 이것저것 친절히 안내해준 고마운 안내직원 덕에 훨씬 수월한 일정이 될것 같다.


애인끼리만 커플티 입는 법이 없다고 우리도 같은 남방으로 입었다. 서문시장에서 산 5,000짜리이긴 하지만 작은 우리 몸에 딱 맞는 사이즈니 비싼 옷 부럽지 않다. 운동화도 등산화밖에 없었던 터라 이참에 언니와 똑같은 운동화를 샀다. 역시 서문시장제품~~.


배낭엔 먹을거리, 음료수, 갈아입을 옷, 세면도구, 카메라, 필기도구로 금방 한가방이 되었다. 바랑에 발우 한벌 넣고 홀가분히 떠나는 스님의 만행에 비하면 복잡한 짐이다.


1. 첫째날(9월9일)


새벽시간을 부지런히 나서서 대구북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원주가는 첫차를 7시에 탔다.- 원주시외버스터미널 도착(9시40분) -장평행-장평터미널 도착(10시35분)-시내버스로 봉평메밀밭으로 이동-메밀밭, 이효석문화제 행사장 입구 도착(10시50분)-행사장 먹거리장터에서 금강산 식후경을 외치며 메밀로 만든 메밀짬뽕과 메밀묵으로 점심...

이번 행사를 위하여 특별히 만든 섶다리위로 지나가니 온통 하얀 메밀밭이다..

여기가 바로 이효석 문학의 진원지인가...사람들이 크게 많지는 않았지만 사람들 지나가기를 기다려 경치 찍느라 나는 바쁘고 언니는 감상에 빠진다. 메밀밭 군데군데 있는 전통가옥식당을 몇 개 지나니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만발한 길가풍경...덥지만 가을은 가을이다.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의 하룻밤 사랑이 맺어진 물레방아간을 지나 산길을 조금 오르니 이효석문학관이 있다. 35년의 짧은 삶을 살다간 그의 자취와 체취가 문학의 열정으로 오롯이 담겨져 있는 기념관이다. 역시 33년의 삶을 불처럼 살다간 전혜린님이 문득 생각난다. 

 

 

 

                               *                               *

이효석의 대표작인 ‘메밀꽃 필 무렵’에 걸맞게 기념관은 메밀사진등의 자료가 많다.


메밀요(메밀謠)

...충북 진천지역에 전승하는 민요. 메밀국수 만드는 과정을 노련한 비유법으로 상세히 표현하고 있다..


메밀간지1) 한달만에 아가동동 앞세우고/ 고개넘어 따비밭에2) 메밀구경 나가보세/

대공대공 붉은대공 잎은잎은 떡잎일세/요모조모 세모박이3) 조랑조랑 달렸구나/

가을일도 바쁘지만 국수먹기 늦어진다/ 드는낫 얼른갈아 전전이4) 후려다가/

도리깨로 난장맞혀 멧돌에다 곱게갈아/ 가는체에 쳐내어서 냉수에다 반죽하고/

홍두깨에 옷을입혀 은장도 드는칼로/ 실낱같이 썰어내어 가진양념 간맞추어/

은반상에 차린국수 올러가는 구관사또/ 내려오는 신관사또 이리와서 맛만보소/

맛만보면 더달라네.


*1)메밀을 갈은지(경작한지) 2)따비로나 갈만한 좋은 밭(따비-보습이 좁고 쟁기보다 작은 농기구) 3)메밀씨의 형태 4)밭(田)마다

                                 *                              *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효석님을 추모하며 문학관을 돌아돌아 내려가니 이효석생가 이정표가 보인다. 갓을 쓴 문화해설사에게 작가의 일생을 들으며 주변 메밀밭을 부지런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동반자인 카메라에 담는다. 현상하진 않지만 그냥 가상갤러리인 나의 공간, 나의 홈페이지인 블로그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흡족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메멜꽃랜드라는 전통가옥식당에서 메밀모듬을 시켜 언제 또 먹을지 모르는 현지음식을 식도락한후 오후 6시 50분경 메밀밭 축제장을 떠났다. 10분거리인 장평에 도착하여 진부행 버스로 갈아타고 7시 40분경 진부에 도착하였다. 진부터미널옆 파출소에서 월정사 관광안내원이 소개한 여관을 찾아가니 예약에 착오가 생겨 부랴부랴 딴 여관을 수소문. 혹시나 해서 인터넷검색으로 전화해봤던 여관으로 연락하니 예약한곳보다 1만원이나 가격이 쌌다. 야호!! 전화위복, 그리고 1만원의 행복~~방은 허름하지만 여자 둘이서 분위기 낼 일도 없고? 나그네처럼 바람만 피하면 되니 통과~ 여행비 절약했다고 좋아하는 아줌마 정신까지 확인만남했으니 유붕이 자원방래하는 불역낙호아!의 기쁨이란~~.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아!(有朋 自遠訪來 不亦樂乎)..

그럼, 그렇고 말고~. 여기서 나는 동생이면서 언니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멀리서 나를 찾아온 친구처럼 반갑고 그리운... 사랑하는 언니...


2. 둘쨋날(9월10일)


잠자리 바꿔 잠을 설쳤다는 언니에 비해 나는 거의 곰수준. 머리만 닿으면 쿨쿨하니 당연 잘자고 일어났다. 아침 6시 30분. 아침에 식사할 곳이 마땅찮아 전날 준비한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상원사, 월정사행. 터미널옆 파출소에서 알아논 상원사행 버스시간을 맞춰 8시 30분첫 버스를 탔다. 상원사는 월정사를 경유하는데 월정사에서 매표원이 버스에 올라타 입장료를 받는다. 언니는 포교사증으로 무료였으니 봉사하는 불자에 대한 작은 예우답다는 생각이 든다.


9시10분에 상원사 입구 도착. 나는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언니는 처음이라 너무나 좋아하였다. 전나무랑 쭉쭉 뻗은 침엽수를 가로수 삼아 산길을 오르니 자연과 고요가 묵언처럼 우리를 관조한다. 우리처럼 순례를 떠난 기도객들과 함께 오르는 상원사 숲길..10년동안 매월 10일마다 상원사 적멸보궁 온다는 청주 할머니 보살님도 보고, 담석증 수술한 아내를 위해 명산대철을 찾아 다닌다는 어느 남편의 아내사랑도 만났다.


상원사 올라가는 계단이 힘들었다는 기억이 있었는데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 와서 쉬엄쉬엄 시간구애 받지 않고 올라가니 별로 힘들지 않고 경치까지 즐길수 있어 참으로 좋았다.

‘계단 하나하나 오르는 것도 수행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고, 유정들도 무정들도 일체종지 이루어지이다..중생들의 발원을 회향시켜 주는 이산혜연선사의 발원문을 참으로 좋아한다’는 언니는 본향에 온듯, 절에 오니까 더욱 생기가 났다. 포교사답게 예불문을 웅얼거리며 부처님과 함께 하는 이 여행을 자못 감격해 하였다.

 

 

 

다람쥐와 장난치면서 쉬엄쉬엄 올라간 적멸보궁. 10시30분이다. 초파일 연등을 철거하는 거사님들이 절마당에 분주하고 작은 법당엔 아침예불이 한창이다. 법당이 좁기도 하지만 법당밖에서 법당을 향해서 간절한 기도를 하는 기도객들의 손엔 염주와 경전이 들려 있고, 어깨위에 얹힌 팍팍한 삶을 내려 놓기라도 하려는 듯 연신 몸을 낮추며 절을 하고 있었다. 이 먼 곳 산꼭대기까지 올라 와서 내려놓는 마음이여.. 어릴적 잃어버린 엄마의 체취를 찾아 먼길 떠난 아이처럼 부처님께 매달리는 사바세계가 산위에 있다. 정성어린 예불과 기도속에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발원들이 다 담겨져 있을터.. 욕심이 없는 자비(慈悲)와 하심(下心)의 기도라면 얼마든지 복을 빌어도 좋으리라. 인류를 위한 기복이라면 더더욱 찬양하리니...


월정사로 내려 올때는 담석증 수술 내외분의 차를 타고 잠시간의 인연을 감사했다.

11시50분에 월정사 도착. 대웅전에 삼배하고 점심공양하러 가니 공양시간이 다 되어 간단다. 12시 25분까지라니 하마터면 늦을뻔 했네. 버스시간 등 모두 아슬아슬하게 연결되거나 도착즉시 차가 바로 있는 등 여행이 주는 긴장미와 스릴까지 갖춘 완벽한 여정이 아닐수 없다.

사람 몇없이 넓고 쾌적한 공양간에서 먹는 산나물 비빔밥은 반찬이 된 시장기까지 합세하여 최상의 식사가 되었다. 공양게송을 맘속에 생각하며 잠시 기도 후 고향에 와서 엄마가 만든 음식 먹듯이 허겁지겁 게눈 감추듯 밥그릇을 비웠다. 김치조각 하나 남기지 않은 당연 발우공양이다. 이 훌륭한 점심을 마련해 주신 부처님과 월정사와 공양간 보살님께 감사하며 보시함에 점심값 두둑이 보시 후, 먹은 그릇 설거지하고.. 볼록한 배를 두드리다가 준비해온 일회용 커피로 후식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니 천하가 부럽지 않네~~.


월정사에서 몇 년전 MBC기획특집 ‘출가’라는 제목으로 단기출가자들의 1개월을 방영한 적이 있는데 경내에 역시 단기출가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다. 추석 쇠고 9월 17일부터 시작하는 18기는 인원마감되었고 내년 1,2월경에 하게 될 19기에 대한 모집현수막이 붙어 있다. 방송에서 보면서부터 우리도 한번 경험했으면 했던 단기출가.. 언니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구동성으로 단기출가해서 잠시 행자가 되어 보자고 소리 질렀다. “머리 깍자!!”

“나는 빼고~! 나는 1년동안 스님(항암치료중 빠지는 머리를 확 깍았다..) 되어 봤잖어~.힝야(언니의 사투리) 니만 머리 깍으래이. 뒷통수 똘방똘방하니 참 참할끼라~ 힝야 니는 단기출가해서 행자 하고 나도 같은 시기에 자원봉사자로 오면 안될까? 수행자를 시봉하는 시봉스님처럼 우리 언니 뒷바라지 하면..?”

반은 결심이 섰다. 여기저기 공사중인 월정사내의 종무소를 찾아가 당장 문의하니 자원봉사자로 와도 여름수련회와는 달리 서로 얼굴은 못 본다고 하였다. 행자는 예비스님이니 자원봉사자 등 일반인과 분리시킴은 물론 거의 묵언수행이니 불가하다는 거였다. (에구 좋다 말았네.) 공사가 얼추 끝날려면  20기는 넘어서야 할것 같고 그동안 마음의 준비도 할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니 아직은 시작한 마음만 갖고 있자고 둘이서 무언의 눈빛교환~~.

 


월정사 관광상품점엔 거의 불서가 주종이었는데 그 중에서 담박 눈에 띄는 책이 있었으니-.

무일 우학스님의 저서인 『우학스님의 빛깔있는 법문』책이었다. 그리운 이의 눈에는 사랑하는 사람만 보인다더니 이 멀리에서 친정아버지 만난듯 친근하고 반가웁다. 대구의 한국불교대학관음사의 회주스님이신 우학스님의 힘있는 육성이 책 속에서 신도인 우리를 환영해 주시는 듯 하였다. 고향처럼 첫 절이면서 부처님을 바로 알게 해주신 한국불교대학대관음사의 대스승이신 회주스님의 대원력의 에너지를 다시금 느낀다. 외국 가면 애국자 되듯 우리절의 소중함과 대원력의 중요성에 가슴까지 뭉클해진다. 4권까지 있었는데 그중 1권과 4권을 구입하고 ‘卍’자가 쓰인 단주도 두 개 사서 똑같이 손목에 찼다. 어딜 가나 본래면목은 불자인 우리 자매..이 멀리까지 떠나온 만행길 도반으로서의 우리 자매.. 5년전 나를 부처님께로 인도해준 선지식인 언니보살이 재삼재삼 고맙기만 하다. 불연(佛緣)의 인연은 혈연(血緣)보다 더욱 운명적이며 가장 아름다운 만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월정사 입구까지 내려와 입구의 관광안내소에 근무하는 전정은님을 만나 다시금 친절한 안내에 감사함을 표하고 함께 차를 마시면서 버스시간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 월정사행에서의 만남을 기약해 보기도 했다.

오후 2시 40분에 월정사 출발해서 진부 도착후 강릉행 버스를 탔다.

6시가 넘어 강릉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터미널내의 관광안내소에서 강릉관광에 대해 안내받은후 역시나 소개해준 식당에 가서 강릉해장국을 시켜 먹었다. 맵싸한걸 좋아하는 경상도식 음식 식성이 느끼한 해장국에 입맛을 다친다. 언젠가 전주에 가서 전주비빔밥을 먹었는데 역시나 입맛에 맞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다른 지방의 유명음식이라도 제 고장에서 길들여진 입맛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경험이 입증된다.

식사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노라니 역시나 관광안내소에서 소개되어 온 여행객 한분이 같은 해장국을 시켜 먹으면서 한마디 하신다. 안내소와 이 식당이 섬씽이 있는거 맞지요? 하면서.. 같은 입장인 우리가 금방 공감대 형성되어 이야기를 트게 되었는데 부산서 혼자 우리처럼 여행오신 분이셨다. 유방암 걸린 아내는 먼길 걷기 힘든다고 혼자 전국 여기저기 유람하신다고 하였다. 같은 병명의 환우라고 말할려다가 말았다. 힘든 아내의 얼굴을 연상시킬까봐...보호자로서 힘든 심신을 달래러 떠난 것일까.. 웬지 안쓰러워진다. 괜히 내가 미안해진다. 부디 즐거운 여행 되시길..돌아 가시면 더욱 활기찬 일상들이 되시길 기원하며...


이틀간 여독도 몰려 오고 해서 터미널 근처의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컴퓨터 있는 방을 주문해서 인터넷접속 메일확인도 하고 어젯밤 못본 드라마도 다운받아 시청하고.. 실내등을 켜는게 없어 헤매다가 노래방 노래신청예약하는 리모컨 같은걸 누르다가 불이 번쩍 들어오는 바람에 깜짝 놀라는 해프닝으로 강릉의 하루가 저문다.


3. 셋째날(9월11일)


대구에서의 볼일이 오후 늦게 있어 일정을 좀 축소해서 오전 11시35분차로 귀향하기로 하고 아침일찍 식사후 강릉의 선교장에 갔다. 옛사대부의 대저택이다. 미로같은 방들이 특이하게 배치되어 있는 건축규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원못에는 다 익은 연밥이 까만 얼굴로 알알이 박혀 있다. 정자에서 그윽한 차라도 한잔 하였으면 그 얼마나 좋으랴. 어디선가 ‘끽다거(喫茶去:차나 한잔 하고 가시게)’ 라고 말하는 친절한 주인마님의 음성이라도 들려올 듯도 한데...

 


 

시간이 조금 남아 바로 근처의 김시습기념관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오죽헌과 경포대는 전에 가 보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없어 다시 가 볼수 없어 아쉬웠다.

오후 3시 넘어 대구북부터미널에 도착..2박3일의 대장정이 끝났다.

여행에 단련되지 않은 언니가 피곤해 보인다. 다음에 어디 갈땐 당일치기 다녀 오자고 한다. 불쑥 나그네가 되는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여행의 흐름이 끊어질까봐 떠났다 하면 가족에게 절대 전화하지 않는 나.. 이번에도 예외는 없다. 일상에서, 관계에서,공간에서.. 온전히 자유로운채 미지의 세계를 다녀 왔다. 현재를 더욱 끈끈하게 해줄 설레임과 희망과 기대를 잔뜩 안고서..

다음 여행지가 벌써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