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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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함께한 서울나들이, 부처님과 함께...

보현화 2009. 6. 1. 14:54

언니와 함께 며칠을 서울 다녀 오기로 하였다. (2009. 5.22~26)

언니는 결혼한 아들과 지인들 보러, 나는 초,중 친구들 보러..

둘이 공통되는 스케쥴이 있다면 강남 봉은사와 성북동 법정스님의 길상사를 꼭 순례하기로 한게 일치점.

친구처럼 도반처럼 늘 교감하는 우리 자매는 부처님이 내려주신 참으로 지중하고 고마운 인연이다.

언니와 동생이라는 관계로 맺어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신뢰롭고 든든한 동반여행자~*^^*

 

 

 

■ 성북동 길상사

 

 

법정스님 

 

'맑게 향기롭게'를 지향하는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회주로 계신 절이다.

오래전부터 책으로만 접해 왔던 법정스님. 언젠가 TV에서 며칠간의 일상을 뵌적 있는 법정스님은

고고한 기품과 맑은 기운으로 늘 친견하고팠던 분.

회주로 계시지만 길상사에는 자주 오지 않고 혼자 토굴에서 수행정진하신다고 이야기 들었기에 친견할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다행이 선시낭송과 수행으로 유명한 송광사 유나 현묵스님의 설법을 들을수 있게 되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법회중에 사진촬영을 금한다고 하여 인터넷에서 현묵스님의 사진을 구하여 삽입하였다.

설법을 마친 현묵스님의 뒷모습만을 공지전달 시간에 가까스로 카메라에 담을수 있었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는 설법전의 인테리어가 참 깔끔하다.  불필요한 장식물이 없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절제미가 너무 좋았다.

전체적으로 가람의 단청도 요란하지 않고 수더분하면서도 맑은 기가 느껴지는..

길상사에서 만난 전 신도회장님께서 하신 말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길상사는 회주 법정스님처럼 온화하진 않지만 절제미와 맑은 기가 흐른다"

그래..절제미는 긴장미와 함께 기도수행자의 덕목이 아닐런지-.

또한 일반재가불자에게도 요구되어야할 필수사항은 아닐런지...

 

 

 

 

요정을 소유하고 계시던 분이 조건없이 보시하셨다는 길상사.

그 무조건의 공덕, 그리고 무소유의 법정스님과 함께 길상사는 오래오래 귀감도량의 전설이 될것이다...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

이 짧은 게송 앞에서 나도 모르게 발을 멈춘다.

'침묵으로 말하는 법을 구하라'..나는 그렇게 해석하기로 했다.

말하기 위해서 침묵하는...불립문자와 같은게 침묵이 아닐까..

많은 인연들을 만나면서 화두는 늘 말이었고, 답은 침묵이었음을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던 중이라

더 실감되게 다가온다.

 

인연의 소중함과 인연의 부질없음은, 곧 침묵과 말일지니..

그 두가지의 명답은 묵언일수도 있는..

 

말을 하지 않고 있는데 누가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리. "지금 묵언중(默言中)"

조용히 있고 싶은데 왜 움직이지 않냐고 하면 또 이렇게 대답하리. " 지금 묵행중(默行中)"

 

 

침묵의 집. 조용히 좌선하는 공간이다. 말이 필요없는 열반의 공간이다. 

 

*                                       *                                        *

 

길상사 설법전에서의 현묵스님(송광사 유나스님) 법문

 2009.5.24(일)

 

 ...길상사는 좋을 길, 상서로울 상 자를 써서 길상사(吉祥寺) 복과 덕을 상승시키는 도량이다...부처님께서 코살라국에 머무실때 사위성의 대부호인 아나타핀티카가 있었는데 매일 아침마다 1,000명의 수행자가 탁발할수 있는 공양물을 준비하였고 부처님께서도 거기 자주 들러 설법을 하셨다. 그 마을에, 본인도 소사육하면서 아나타핀티카집의 소사육사로 일하는 난다라는 성실한 사람이 있었는데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늘 감동하여 나도 한번 공양을 올리고 싶다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어. 저희집에도 오셔서 설법해 주십시오" "난다야. 아직 때가 아니니라" 좀처럼 법문을 거절하지 않던 부처님께서 난다의 요청을 거절하셨다가 어느날 청하지도 않았던 부처님께서 난다의 목장을 방문하셔서 젖,우유공양 등으로 일주일간 머무시면서 위없는 설법을 함에 이에 난다는 사다함과을 얻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떠나시던날 난다는 부처님의 발우를 들고 이웃마을까지 배웅을 하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전생에 원결 지은 사냥군의 화살에 맞아 죽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 제자들이 부처님께 가서 "부처님께서 난다집에 가지 않고, 또 난다가 배웅해 주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을 것이 아니냐?"고 여쭸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여래(부처님 본인)가 찾아가든 찾아가지 않든 또는 그가 동서남북 어디에 있든 난다는 죽었을 것이다. 그런 난다의 죽음을 미리 알고 난다를 제도하기 위해 난다를 방문하였던 것이다. 전생에 깊은 원결을 지었기 때문에 피할수 없었느니라."  임종을 앞둔 아버지 정반왕에게 부처님께서는 단 두마디만 하셨다. " 아버님.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십시오. 그리고 즐거웠을때를 떠 올리십시오"라고..임종을 앞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주면 좋을것 같다. 난다가 사냥군에게 죽었지만 자기를 죽음에 이르게한 사람을 계속 떠올리면 악도에 떨어진다. 천상에 태어날수 있도록 축원하라. 내가 남에게 베풀고 도와주면 내생은 물론 금생에 하는일이 원만성취된다. 이런 화엄을 하기 위해 늘 자신을 다스리고 지혜로워라. 어제는 슬픈 소식이 있었다. 노무현대통령의 서거를 보면서 좋은 법문 들었다고 생각하고 아울러 권력과 인생의 허무함을 배우라. 그분이 가시는 길에 조금이라도 남을 원망하거나 나쁜 맘으로 가지 않도록 천도해 주는 마음이어야 한다. 모든 것은 인연이다. 그분이 다음에 태어날때 못다한 좋은 일을 할수 있도록 축원하자. 난다처럼 이 시대를 함께 살다간 노무현 대통령에게 기도를 하되 기도는 조용히, 은밀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 내면에 기도하는 것이지 허공에 하는게 아님을 명심하라. 그것이 바로 맑고 향기로운 기도이다.

 

이 세상에서 수행집중하기가 제일 좋은 자리가 세군데 있습니다.

첫째는 새벽베개머리입니다. 일찍이 일어나면 하루가 깁니다. 그래서 일찍 일어난 사람은 할 일이 많다고 그래요. 옛날 손금을 잘 보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손금을 보는데 손금이 늘 변하더라는 거예요. 통계적으로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길게 쓰는 사람의 손금이 늘 좋은 방향으로 바뀌더라는 거예요. 여러분들도 ‘시간이 없어 경을 독송할 시간이 없다. 정려할 시간이 없다’ 하지마시고 30분이나 한 시간 일찍 일하시면 그것이 큰 복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안에서 길상사에 올 때나 어디를 갈 때, 달리는 법당 속에서 일념으로 생각을 모으고 챙기고 그렇게 공부하는 마음을 유지해야 됩니다. 그것이 부처님 말씀대로 초발심을 잘 유지하고 잘 다스리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은 나 홀로 공간입니다. 거기에서 초발심을 유지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거예요. 탐, 진, 치 삼독을 다스리고 비우고 맑히며 또 나라는 고집이나 내 것이라는 집착을 버려야합니다. 옛날부터 ‘삼상사’라 해서 새벽벼개머리, 차안에서, 화장실에서, 이런 공간에서도 늘 수행 정진하는 원력을 세워야 됩니다. 원력을 세우고 노력하고 복 짓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우리의 행복의 문이 열리고 깨달음을 향하는 길이 보이는 것입니다.

-불기2552년 10월 29일 현묵스님(송광사유나스님)의 10월 초하루 법문/知愚정리-

(*이 부분을 놓쳤는데 다행이 인터넷검색결과 같은 내용이 있어 인용하였다)

 

이 세상에 가장 거룩한 여행은 삼매이다. 독서삼매.선정삼매..이 세상에 수많이 있는 거룩한 여행을 떠나라. 거기서 부디 자기의 부처님을 친견하기를 축원하는 바이다. 운명, 원결을 피하려면 더욱 더 정진기도하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언젠가 선시 낭동 테잎에서 들었던 맑고 깊은 울림의 아름다운 낭독이다). 칭찬과 비난에 초연하라. 영원한 칭찬과 비난도 없다 .비난 받으면 내 업장소멸된 것으로 생각하라. 사람과 물질에 얽힌 마음을 비우고 '하심만복래(下心萬福來)' 하라. 이 도량에서 법문 듣고 나설때는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소의 뿔처럼 일념으로 혼자서 가라.....

 

 

관세음보살. 맑고 상서로운 기상이 넘치는 도량에서 만나는 선지식에 합장합니다.

이 기운 찾아 떠나온 저희들에게도 합장합니다.

세세생생 부처님을 사랑하는 거듭나는 불자 되겠나이다...()()

 

 

 

 

■ 서울 봉은사

 

 

도심속의 천년고찰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오래된 역사전통만큼이나 웅장함도 웅장함이려니와

절내 경내 인테리어, 비품, 소품 하나하나가 통일성 있고 절제된 깔끔함이 있어 좋았다.

 

 

 

 

현대와 고대가 함께 숨쉬는 사찰이다. 지장전 천장의 조명은 연잎으로, 연밥은 전구인, 참으로 아이디어 넘치는

실내인테리어의 한부분이면서, 불교를 상징한 멋진 상징물로 잘 표현되어 참으로 놀라웠다. 

 

 

 

마천루같이 뻗어오르는 현대조형물인 건물과 절지붕의 대비..높은 건물만큼 쌓인 사바세계의 욕망을 헤아려 본다.

심신이,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늘 온화로움을 놓치지 않는 언니의 평화로운 모습이 함께 그림이 되었다...

 

 

대구 팔공산 동화사의 통일대불과 비슷한 부처님 조성공간. 더러 보이는 기도자들과 함께 언니도 기도를 보태고...

 

 

작은 연못속의 수련이 곱다. 물에 투영된 나무결이 나무뿌리처럼 보인다. 언제 어디서고 엮어져 있는 인연의 고리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