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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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밭에서 쓰는 전원일기(3)

보현화 2009. 6. 16. 02:54

2009.6.15

 

 

 

         홍화(꽃)들이 이름대로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시샘하듯 다투어 피는 홍화. 온 밭을 물들여 밭은 큰 정원이 되고...

 

 

      점심을 라면으로 떼우고..옛날 은어로 '라보떼'라는 말이 생각난다. 라면으로 보통 때운다~

      언젠가 허브랜드에서 꽃밥을 먹은 생각이 나서 홍화(꽃)을 따  라면위에 고명으로 올리니 이름하여 홍화라면! ^^

      언니가 옆에서 어혈에 좋고, 울혈에 좋고..어쩌고 저쩌고 장점을 끝없이 늘어 놓는다.

      미각이 둔한 나는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하고 다만 꽃잎이 질기다는 생각뿐인데 언니는 약간 새큼하다고 한다.

 

 

     

            오이가 조그맣게 달렸다. 약 열흘쯤 있다가 오면 제법 따 먹을수 있을듯 하다. 한꺼번에 많이 달리면 맛이 덜한데~

            공급과 수요의 법칙은 맛과 비례하는게 아닐까???~^^

 

 

 

 

  무슨 콩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잭과 콩나무' 동화가 문득 생각이 난다. 하늘 높이 높이 올라만 가는 콩나무..

 

 

        

 꽃과 나비, 또는 벌...영원히 뗄수 없는 인연..한 자리에 오래 있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날아 다니는걸 간신히 한컷!!

 

 

 

         고추꽃의 하얀 순백을 도화지라고 생각한듯 여기저기 점점이 물감처럼 박혀 있는 진딧물들..

          검정.연두,진노랑 다양한 색을 한 진딧물 무리들..

          제대로 된 고추를 먹기 위해선 약을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상황이다. 거참~

          목초액으로 예방한다는 말도 있던데..

 

 

 

          

 

 

 

 

밭 입구의 장미. 붉다 못해 검으려 한다. 흑장미도 아름다우니 검은색이 되어도 좋다.

        장미의 가시가 홍화의 가시보다 더할까. 아름다운 것은 가시가 있다고 부정적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가시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장미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정열의 꽃. 홍화와 함께~^^

 

 

 

        어릴때 먹을 것이 귀했을때 잡초에 속했던 '도토라지'라는 나물의 꽃이다. 들깨를 넣어서 끓였던가?

     어머니가 끓여 주신 국이 참 구수했다는 기억이 난다

 

 

 

     .

 

 

밭 언덕배기에 한그루 있는 복숭아나무의 열매들이 신통찮다. 약을 제대로 못 쳐서 그런지 피부병처럼 보기가 흉하다.

    올해는 얼마나 고운 복숭아들을 몇개나 맛볼수 있을런지?

 

 

 

 

 

 

   

 돈나물. '돈내이'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이쁘고 섬세한 꽃을 피웠다. 개미 두마리가 소풍을 나왔다.

 

 

 

 

김치 하려고 수확한 배추가 온통 벌레먹은 자국투성.  배추 다듬다가 숨어 있는 달팽이가 내게 들킨채? 동그마니 몸을 만채 

           웅크리고 있다. 그래, 벌레도 먹고 달팽이도 먹고 남은거 사람이 먹는 건가 보다. 아니, 같이 나눠먹는다는 말이 맞겠군!

 

 

          .

 

 

     저녁 석양. 늦은 태양이 하늘의 구름과 함께 신비로운 풍광을 연출하면서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것이고 아침도, 희망도 어김없이 또 시작될 것이리니...

    밀레의 그림 '만종'처럼 하루를 기도하면서 밭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