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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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란 무엇인가요?

보현화 2023. 4. 25. 21:59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요?” - 스님의하루 (jungto.org)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불교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대학생입니다. 불교에서 강조하는 것이 깨달음인데요. 정확히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 깨달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왜 깨닫고 싶은데요?”

“궁금해서요.”

“깨달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 말에 걸려 들어서 ‘무엇을 깨달아야 하지?’ 이렇게 생각한다면 남의 말에 현혹된 거예요.”

“그렇게 보실 수도 있는데, 제 성격이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이어서요. 그냥 깨달음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하나님을 믿으면 천당에 갑니다’ 하는 말을 들었을 때도 ‘천당이 어떤 곳인가?’ 하고 궁금해서 천당에도 한번 가 볼 거예요?”

“글쎄요.”

“이런 사람을 보고 귀가 얇다고 표현하는 겁니다. 질문자는 이 사람이 말하면 여기에 끌려가고, 저 사람이 말하면 저기에 끌려가는 사람이에요. 별로 좋은 태도는 아니에요. 어떤 사람이 ‘깨달으면 어떻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 사람이야 뭐라고 그러든 그것은 그 사람의 얘기입니다. 그 말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그것은 그냥 길 가는 사람의 얘기일 뿐이에요. 나한테 정말 필요해서 물어보고, 안 후에 직접 해봐야 딱 내 것이 됩니다.

여러분 중에 이런 분들이 있어요. 어떤 스님이 지나가다가 자신의 자녀를 보고 ‘아이고, 이 아이는 단명합니다. 단명을 막으려면 부적을 사야 합니다’ 하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놀라서 저한테 찾아와서 ‘그 스님 말이 맞습니까, 안 맞습니까?’ 이렇게 묻습니다. 그것은 그 스님한테 물어봐야지, 왜 저한테 물어요?

그걸 저한테 묻는 사람의 마음을 분석해 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길 가던 사람의 말에 끄달린 거예요. 둘째, 그 스님의 말이 믿어지면 부적을 사면 되잖아요. 부적을 사지 않고 저한테 물어보는 이유는 값이 너무 비싼 거예요. 100원만 내면 된다고 했으면 저한테 물어보러 안 왔겠죠. ‘돈을 어떻게 좀 적게 들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겁니다. 이런 욕심에서 고뇌가 생기는 것이지, 그 스님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일상에서도 수도 없이 보잖아요. 이 사람은 이렇게 주장하고, 저 사람은 저렇게 주장하고, 이 사람은 이런 물건을 갖다 놓고 사라고 하고, 저 사람은 저런 물건을 갖다 놓고 사라고 합니다. 나는 그중에서 내가 필요한 걸 선택하면 됩니다.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깨달음이 무엇인지를 말하기 전에 일단 그걸 먼저 지적하고 싶어요.

깨달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를 하는 순간 깨달음과는 거리가 먼 깨달음에 대한 지식을 얘기하게 됩니다. 오히려 ‘저에게는 이런 고뇌가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질문자의 인생에 도움이 되지, 깨달음이 무엇인지 아는 게 뭐가 중요해요? 지식에 불과한 것을 안다고 해서 인생 문제가 풀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깨닫는다’ 하는 말을 썼을까요? 눈을 감은 상태에서는 앞이 안 보입니다. 눈을 뜨면 환히 보입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바로 옆에 있는 물건도 찾을 수 없고, 눈을 뜨면 금방 찾을 수 있어요. 깜깜하면 눈을 떠도 못 찾고, 불을 탁 켜고 보면 물건이 어디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깨닫는다’ 하는 말은 ‘눈을 뜬다’, ‘불을 밝힌다’ 하는 개념입니다. 반대로 ‘눈을 감았다’, ‘어둡다’ 이런 표현은 무지(無知),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표현입니다. 내가 뭘 모르니까 두렵고 괴로운 겁니다. 그것은 마치 눈을 감은 것과 같은 상태이고, 깜깜한 밤과 같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내가 눈을 뜨고 불을 밝혀서 보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굉장히 쉬워집니다.

깨달음을 표현하는 다른 말로는 ‘꿈에서 깬다’ 하는 표현도 있습니다. 꿈속에서 강도에게 쫓기고 있다고 합시다. 꿈속에서는 아무리 도망을 가도 그 강도가 계속 따라옵니다. 그런데 눈을 딱 뜨면 해결이 돼요. 눈을 감은 상태, 즉 꿈속에서는 강도로부터 도망가거나 누군가가 강도를 막아주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그러나 내가 눈을 뜨면 아무런 해결책이 필요 없어요. 원래 강도가 없었습니다. 누가 나를 구해줬다고 해도 원래 나를 구해준 사람이 없었어요.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도 원래 해결할 문제가 없었어요. 눈을 뜬다는 것은 본래 문제가 없는 줄을 아는 거예요. ‘꿈에서 깬다’ 하는 표현처럼 여러분들이 어떤 고뇌로부터 벗어나게 되면 ‘괴로워할 일이 아니었구나!’ 하고 알게 됩니다.”

“그럼 제가 이해한 대로 깨달음을 설명하자면 ‘있는 그대로를 보면 괴로울 일이 없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될까요?”

“정리는 잘하네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한문 용어로 표현하면 ‘실상(實相)’이라고 합니다. ‘제법실상(諸法實相)’이라고 하잖아요. 깨달음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거예요.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는 인식상의 오류가 발생하면 번뇌가 생기는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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