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잔치, 눈 속임-그러나 중국/ 박도일
2008년 8월 8일 8시 베이징 밤하늘에 불꽃 잔치가 벌어지며 올림픽 그 찬란한 개막식이 펼쳐진다.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잔치가 벌어진다. 과연 중국이다. 대국이다. 면적만 하여도 우리나라의 98배, 인구 13억, 56개 민족, 5000년 역사, 프로필에 걸맞는 대형 행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쭝궈 찌아여우(中國 加油-중국 화이팅)”를 연발 한다. 이 엄청난 볼거리 앞에 소국의 국민으로서 위축감마저 느껴진다. 한편 여기 베이징은 고구려시대 우리에게 사신을 보내어 오고 조공을 바치던 도시가 아닌가! 또한 지금도 휴대폰 한 대를 주면 엄청난 농산물을 조공으로 바쳐 오는 중국이 아닌가! 자위 해보기도 한다. 56개 민족의 어린이들이 각각 그 민족의 고유한 의상을 입고 오성홍기를 들고 입장하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단일 민족을 큰 자랑인양 삼고 살아 온 나에게 다민족 국가에 대한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사실은 모두 한족 어린이들로 구성된 예술단의 공연이라니... 그것뿐인가? 베이징올림픽 주제가를 불러 전 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감동시킨 린먀오커 어린이의 노래 또한 립싱크라니... 그저 짝퉁 천국의 하는 짓이 이렇구나! 전 세계의 유명브랜드 짝퉁은 모두 베이징 ‘짝퉁시장’에 가면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계란까지도 짝퉁을 생산하는 중국, 어쩌면 그들을 겁내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을 갖게 한다. 단 우리나라가 좀 더 진실 되게 산다는 가정 아래에서.
속담에 “재주는 곰이 하고 돈은 되놈이 번다” 고 한다. 왜 그들이 올림픽 날짜를 혹서기인 8월로 잡고 8일 8시 까지 8자를 중첩시켰는가 했더니 파차이(發財-부자가 되다)의 ‘파’와 8의 발음 ‘빠’ 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란다. 그래서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8이 되었단다. 참으로 웃어넘길 수 없는 중국인의 현주소다. 사실 동남아 국가 대부분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들을 보면 참으로 뛰어난 ‘돈 지향성’ 종족임에 틀림없다.
내가 경영하고 있는 서예원 부근에 ‘청우방’이란 반점이 있다. 산뚱성 출신의 왕사장이 경영을 하고 있는, 나의 단골 중국 음식점이다. 어느 날 들러서 식사를 기다리던 중 앞자리에 앉으며 “박정희 대통령은 대단한 사람이예요.” 한다. 1960년 박정희 대통령이 외국인은 땅을 사지 못하게 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얘기를 듣는 순간 섬찟했다. 내 어릴 때 경산엔 중국음식점이 예의 청우방과 건신반점 둘이 있었다. 지금은 중국음식점이 서민의 음식점이지만 당시엔 최고급 음식점이다. 만약에 당시의 박대통령께서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 음식점 하루의 수입만으로도 경산 외진 곳의 땅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경산 사람은 지금쯤 두 화교의 땅을 밟지 않고는 다닐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경산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경제가 화교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다.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처럼. 다시 한 번 박정희 대통령의 애국심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그러한 조치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 당사자인 왕사장의 의식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중국 국적인 당신이 당신 자식의 조국이 된 한국을 그리도 사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생각은 한국에 귀화한, 이번 올림픽 탁구 단체 동매달리스트인 당예서(탕나)에게로 간다. 우리나라의 모 언론에서 당신은 중국과 한국 중 어디를 더 사랑하느냐? 라고 물었다. “그런 질문은 하지 마세요. 대답하기 곤란해요. 저의 부모님도 중국 사람이고... ” 라고 했다. 아마 숨겼던 말은 “저의 남편도 중국사람 이예요. 하지만 저는 한국사람 이예요.” 가 아니었을까? 참으로 우문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가 아닌가! 왕사장의 의식이 나로 하여금 당신의 음식점을 나의 더욱 굳은 단골로 삼게 하듯, 말 못하는 당예서의 두 조국 사랑을 한국 사람으로서 더욱 사랑하자. 당예서의 스승 현정화 코치가 그랬다.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면 나의 탁구 비법을 전수해주지 않았을 거라고.” 당예서는 한국 사람이고 탕나는 중국 사람이다. 그리고 탕나에게 사랑과 질투를 보내는 중국인도 사랑하자. 일본에 귀화한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아키야마 요시히로)을 우리가 사랑하듯이. 아키야마 요시히로를 일본 사람들이 사랑하듯이. 또다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짝퉁’을 한 중국도 이해하자. 100년을 벼루었다고 했다. 얼마나 잘 치르고 싶었겠는가? 이전, 올림픽 개최국 선발 과정에서 미국의 방해로 탈락됐을 때 미국에 대한 항의로 공개 핵실험까지 했던 나라이다. 그리고 수박처럼 둥글게 생긴 게 지구라지만 중국과 우리는 그 중에도 아시아의 한 덩어리로 붙어 있고, 공동 문화권을 이루며 살아왔다. 앞으로는 더욱 더 긴밀해질 것이다. 이번 올림픽 구호에 박수를 보내자. ‘同一個世界,同一個夢想(통 이꺼 쓰지에, 통 이꺼 멍샹)-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원 월드, 원 드림.
우리와 중국이 함께하는 세계! 함께하는 꿈!
찌아여우(加油)!
2008. 8. 2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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