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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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놀며 생각하며(1)

보현화 2010. 9. 29. 21:48

예전에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을 때,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하고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에는 풍선 불기와 풍선으로 모양 만들기 그리고  그림 그리기에는 원본이 그려져 있는 종이 위에 색칠하는 것이 있습니다. 색종이 접기도 있고, 색종이에 그림을 그려서 오리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경을 하는 동안 어머니는 주무시지 말고 색칠공부를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색연필과 그림책을 사다 드렸더니 너무 좋아 하시더군요. 의외로 색칠도 아주 잘 칠하시더군요. 어머님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제가 무관심 했던것 같습니다.

 

 

 

고추 옆에 빨갛게 그려놓은 것은 고추장 이랍니다. ^^   하고 싶은 말씀이 참 많으시네요. ^-^

 

 

 

 감을 그리면서 옆에 있는 원본대로 색칠을 하지 않고, 나름데로 아직 안익고, 덜 익고, 완전히 익은 감으로 칠을 하십니다. 아주 상상력이 풍부하고 똑똑한 할머니죠?  색칠도 아주 잘하셨어요. 참! 잘했어요.^^

 

 

하루 한장씩 색칠공부를 하시는 것을 아주 즐거워 하십니다. 그림 한장 그리고 나서는 힘이 많이 드셨는지 곧 바로 누워서 주무십니다. 어머님의 일과는 거의 잠만 주무십니다. 그래도 하루 세끼는 잘 잡숫고 계시네요. 참 다행입니다.

저녁에 남편이 들어와서 어머님의 색칠공부를 보고 칭찬을 아주 많이 해드립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좋아서 함박꽃 같이 활짝 웃음을 지으십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함께 웃습니다. 당신도 어려서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서당에 한번도 못가본 것이 한스럽다고 종종 말씀하셨지요. 혼자서 글씨공부를 쨤쨤이 해오셨답니다.  그래서 지금은 경전도 아주 잘 읽고 계신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렇게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것이 너무 좋으신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방에 작은 네모진 상을 하나 마련해 드렸지요. 어머님의 전용 책상으로 쓰시라고요. 책상위에는 돋보기와 볼팬, 색연필, 보온병과 차잔이 있습니다. 어머님은 날마다 책상 위를 정성스럽게 닦고 또 닦습니다.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뵈니...  저도 즐겁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우리들의 시간을 아름답게 꾸며 가렵니다. 

날마다 감사한 나날입니다.

 

 

나무 불.

 

 

 

 

출처 : 희명화의 아름다운 이야기
글쓴이 : 희명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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