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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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풍경]정부 지원 밥값을 유치원으로 돌린 몽골 양로원의 ‘당당한’ 한 끼

보현화 2013. 1. 23. 21:57

경향신문 | 2013.01.18 21:42

 

 

 

찌그러진 그릇에 담긴 수프만으로 한 끼를 때우는 몽골의 노인들.

작가 함철훈은 이 작품으로 2006년 NGO의 유엔총회라 불리는 인터액션대회에서 사진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몽골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가난한 그들의 모습보다 더 가난한 나를 발견했다는 점을 꼽겠다.

 한 양로원을 방문했을 때 노인들이 찌그러진 그릇에 담긴 수프만으로 한 끼를 때우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게 식사하는 그들의 얼굴엔 신비로운 당당함이 엿보였다. 그 까닭을 나중에야 알았다.

국가에서 양로원을 지원하는 식비를 그들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받는 이 혜택을 우리 아이들에게 베풀어주세요. 우리는 얼마 살지 못합니다. 그저 살던 대로 살다가 죽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은 우리와 달라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우리의 식비를 써주세요."

그렇게 그들은 가난한 한 끼를 선택했고 그들이 거부한 돈은 유치원을 짓는 데 쓰였다. 그러므로 그들은 가난하지 않았다. 그들의 식탁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미래를 비추는 듯했다. 그 빛만으로도 그들은 넉넉했다. 나는 그들의 가난한 모습을 소개하려던 생각을 거두었다. 그들의 당당함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고 싶었다.

'사진의 힘으로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자'는 구호 를 내걸고 사진을 찍은 국제 NGO 브이더블유아이(VWI)의 대표가 몽골, 아프리카, 인도, 중남미 등서 찍은 사진을 이야기와 함께 묶어냈다. < 사진으로 만나는 인문학 > (글·사진 함철훈 | 교보문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