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 법문 중 남편이 술을 마시지 못하게 잔소리하는 아내 예시를 들어주셨는데요. 스님은 부인이 남편에게 더 많은 술을 주어야 한다고 언급하셨습니다. 그러나 오계에서는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중독성 물질을 취하지 말라고 제시되어 있습니다. 음주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술을 더 주는 것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지 않나요?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육체를 약화시키는 중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누군가에게 그와 정반대의 행동을 권장하는 것이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술을 먹으면 몸에 열기가 나고 마음이 들뜨고 흥분이 됩니다. 마음이 흥분되니까 감정을 솔직하게 내어놓는 장점도 있지만, 감정적으로 행동하기가 쉽습니다. 욕설을 하거나 큰소리를 치거나 또는 폭력적 행동을 합니다. 운전을 하게 되면 사고를 낼 확률도 높아집니다. 또 술을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들뜨게 하고 흥분하게 하는 음식, 특히 술을 먹는 행위는 수행자가 삼가야 할 행위입니다.
술은 안 먹는 게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금지 품목은 아닙니다. 혹시 술을 먹더라도 마음이 흥분되거나 취하도록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음료수나 음식 수준으로만 먹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에요.
물론 상대도 그렇게 하면 좋습니다. ‘건강에 좋지도 않고 사고가 날 위험도 있으니까 술을 먹지 마라’ 하고 말했을 때 상대가 ‘네, 알겠습니다’ 하면 아주 좋은 일이에요. 그런데 상대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겁니다.
첫째, 헤어지는 방법이 있습니다. 헤어지면 더 이상 고민할 것이 없지요. 둘째, 부모 자식 관계이거나 부부 관계이거나 어떤 특수한 관계라서 헤어질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걸 갖고 서로 다투게 됩니다. 상대는 왜 술을 먹을까요? 술을 과다하게 먹을 때는 대부분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완전히 습관화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답답해서 술을 먹거나, 술을 먹는 것이 습관화되었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를 조절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감옥에 집어넣는다든지, 병원에 입원시킨다든지, 강제로 술을 먹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 술 먹는 버릇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술을 마신다는 이유로 강제로 가두거나 입원시킬 수는 없어요. 이슬람 국가에서는 그런 일이 가능하지만 오늘날 민주화 된 한국 사회에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술을 못 마시게 설득할 수도 없고, 강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헤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는 달리 해결할 길이 없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문제로 계속 갈등하며 싸우는 게 좋을까요? 계속 싸우면 우선 내가 괴롭습니다. 상대방도 스트레스를 더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대방은 술을 더 찾게 됩니다. 술을 못 마시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술을 마실 때마다 나까지 괴로운 게 좋을까요? 아니면 상대방이 술을 마시더라도 나는 괴롭지 않은 게 더 좋을까요? 어차피 그런 남편과 같이 살 수밖에 없다면 괴롭지 않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요?
‘그래, 술을 마실 수도 있지.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술이라도 마셔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어쩌면 건강에 더 좋을지도 모르지’
이런 마음을 내면 괴롭지 않습니다. 음주로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풀린다면 어쩌면 그 사람에게는 술이 보약일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제가 술을 준비해 주는 마음을 내어보라고 말한 겁니다. 그런데 스스로 알아서 술을 마시고 들어오니까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혹시 술을 안 마시고 들어오면 내가 준비해서 술을 주자는 겁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면 상대가 술을 마셔도 나는 괴롭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람하고 살아도 내가 괴롭지 않은 것입니다. 이해하셨나요?”
“Yes.”
“모든 사람들에게 술을 먹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남편이 술을 마셔서 괴롭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때 주로 저를 찾아옵니다. 술을 못 마시게 할 수 없으면 대부분 괴로움에 빠지게 되는데, 저는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말해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괴롭지 않게 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이 나빠지지 않느냐고 걱정하지만 술을 못 마시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건강은 어차피 나빠지는 거예요. 부부간에 갈등이 없으면 스트레스를 그만큼 적게 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남편이 술을 조금이라도 덜 먹게 됩니다. 술을 덜 먹으면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핵심은 남편이 술을 많이 먹느냐 적게 먹느냐가 아닙니다. 내가 스트레스 없이 어떻게 사느냐가 핵심입니다. 실제로 내가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 남편이 술을 더 적게 마시게 하는 효과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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