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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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장례식 준비하며 살아온 삶 되짚고 싶었습니다”

보현화 2010. 7. 10. 12:34

“제 장례식 준비하며 살아온 삶 되짚고 싶었습니다”

서울신문 | 입력 2010.07.10 03:17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서울

 

[서울신문]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여성 팸 허먼센(48)은 유방암 환자다. 이제 그에게 남은 삶은 길어야 한두 달. 그는 자신의 장례식을 스스로 준비하고 있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삶을 정리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유방암 시한부 뉴질랜드 여성 직접 관 준비

그는 2006년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 왼쪽 유방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아픈 것처럼 느낌이 좋지 않았다. 2008년 정기검사에서 재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이 암세포가 뼈와 간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그때는 2월이었는데 의사가 다섯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죠. 그래도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두려운 마음보다 오히려 힘이 나"

유방암이 자신의 삶에 대단히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생각에 그는 장례식 때 그것을 표현하기로 했다. 한 친구가 나무로 관을 짜 줬고 예술가로 활동하는 다른 한 친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용감한 여성'을 기리기 위해 관에 유방 30쌍을 그려 넣었다. 이 관을 처음 봤을 때 그는 "두려운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오히려 내 안에 있던 힘이 밖으로 뻗어 나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그는 "어머니는 벌써 아들을 암으로 잃었고 이젠 딸도 떠나보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오빠는 대장암으로 50세에 숨졌다. 자신과 쌍둥이인 동생 역시 2006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그의 친구들은 관을 '수면상자'라고 부르고 있다. 곧 세상을 떠날 친구가 직접 장례 채비에 나선 만큼 불가피한 상황을 조금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