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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문화 파리를 홀리다

보현화 2011. 10. 1. 19:41

<한국 불교문화 파리를 홀리다>

연합뉴스 | 황윤정 | 입력 2011.10.01 14:31 | 



조계종, 파리7대학서 공연·대중간담회

"불교의 자비심에 톨레랑스 정신 담겨"

(파리=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지난달 30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각) 파리7대학에서는 최근 프랑스를 뜨겁게 달궜던 'K팝'의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연이 펼쳐졌다.

불교예술 단체인 동희법음회 소속 스님 6명은 이날 파리7대학 교정에 마련된 무대에서 유네스코 무형유산인 영산재(靈山齋)의 일부인 바라춤 천수바라, 화창(和唱), 법고춤 등 불교 음악과 춤을 선보였다.

파리7대학 한국학과 학생 등 300여 명의 학생은 숨죽인 채 '정중동'(靜中動)이 어우러진 스님들의 춤사위와 음악에 빨려 들어갔다.

특히 영산재 이수자로, 이번 공연을 구성한 동희법음회 대표 동희 스님은 평화를 기원하는 화창으로 갈채를 받았다.

약 1시간 동안의 공연이 끝나자 학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호했다.

한국학과 1학년생인 메이셈 벤 옴라네(Mayssem Ben Omrane.19)는 "불교 공연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사진에서 본 것과 같다"며 신기해했다.

그녀는 "'풀하우스' 등 한국 드라마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국학과를 선택했으며 많은 친구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역시 학국학과에 재학 중인 소렌느(Solene Charpenrier.27)도 "불교 음악과 춤을 잘 몰랐는데 흥미롭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팬이라는 소렌느는 "(지난 6월 파리에서 열린) SM 타운 콘서트에 갔는데 너무 멋있었다"면서 "한국 가수들이 또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파리7대학 연구교수는 "한국의 국력신장과 한류에 힘입어 학생들 사이에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날 공연은 한국불교문화 홍보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대한불교 조계종 대표단이 준비한 행사다.

공연에 이어 이날 낮 12시30분 파리7대학 강의실에서는 '한국불교 안내 대중 간담회'가 열렸다.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불교 신도는 몇 명이나 되나', '한국 불교는 중국, 일본 불교와 어떤 점이 다른가' 등 한국불교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선본사 주지 향적 스님, 미국 햄프셔대 종교학과 교수인 혜민 스님, 동희 스님이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향적 스님은 '한국 불교는 중국, 일본 불교와 어떤 점이 다른가'라는 한 여학생의 질문에 "부처님 당시의 율장(律藏)을 전승해 수행하는 것이 한국 불교의 특징"이라고 답했다.

이어 "반면 일본 불교는 (원래 모습에서) 많이 변화해 스님들이 결혼도 하고 사회화가 많이 돼 있으며, 중국 불교는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많이 파괴돼 오히려 한국에서 불교문화를 역수입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혜문 스님은 "일본 불교의 경우 '종파 불교'라고 해서 종단끼리 서로 대화를 잘 안 하는 반면 한국 불교는 종단 안에서 여러 가지 다른 수행법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특히 하안거, 동안거 기간에 선방에서 스님들이 수행하는 전통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향적 스님은 '임진왜란 때 불교가 '호국 불교'로 나서면서 정작 (조선말) 천주교나 개신교가 한국에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지 못했던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불교는 200여년전 가톨릭이 박해받을 때 오히려 신부님들을 암자에 숨겨줬다"면서 "부처님의 자비로운 '톨레랑스'(관용) 사상이 불교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까지 개신교와 충돌없이 지낼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 파리 7대학을 방문, 벵상 베르제 파리7대학 총장과 학술 교류, 동국대와의 교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베르제 총장은 "한국학을 중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많이 발전시키겠다"면서 "최근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학생 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외규장각 도서반환 지지 협회를 결성했던 베르제 총장은 "외규장각 도서가 대여 형식이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게 돼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이번 방문을 통해 1천700년 역사의 불교문화와 전통이 학생들에게 정신적 힘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한국학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승 스님과 베르제 총장의 회동은 파리 7대학 중앙건물 옥상에 조성 중인 '한국 정원' 옆 사무실에서 열렸다.

파리7대학은 프랑스에서 한국학과를 처음 개설한 프랑스 한국학계의 메카로, 양국 문화 교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