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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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빛/이해인

보현화 2014. 5. 18. 20:48

「말의 빛」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으면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