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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화가 박환, 마음으로 그리는 아름다운 세계 ‘감동’

보현화 2016. 10. 5. 15:20

세상에 이런 일이’ 시각장애인 화가 박환, 마음으로 그리는 아름다운 세계 ‘감동’

[출처] 이투데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155928#csidxe6e2ab1b5d858a19449c041e4ee4467


[이투데이 엔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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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캡처)


*‘세상에 이런 일이’ 시각장애인 화가 박환, 마음으로 그리는 아름다운 세계 ‘감동’

‘세상에 이런 일이’가 시각장애인 화가를 찾아갔다.

2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 847회에서는 ‘시각장애 화가’가 전파를 탔다.

이날 ‘세상에 이런 일이’ 제작진이 찾아간 곳은 강원 춘천의 한 공원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그냥 평범해 보이는 화가였다. 그러나 그는 물감 하나를 찾는 데도 계속해서 더듬고 있었다. 그는 눈이 보이지 않았다. 

박환(59) 씨가 주인공이다. 불과 1년 전,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고 난 후 9개월 만에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아저씨. 시력을 잃은 후, 식사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도 본인의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바로 실! 목공용 접착제를 손끝에 바르고 컨버스에 실을 붙이기 시작한다. 색을 칠할 때 밑그림을 구별할 수 있도록 미리 표시해주는 아저씨만의 비법이라고. 모든 감각을 손끝에 집중해서 보이지 않는 눈으로 명암까지 표현한다는 아저씨.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 전시회를 열 정도로 인정받는 화가였던 주인공. 하지만 한순간 일어난 불의의 사고는 아저씨의 인생을 송두리째 뺏어가 버렸다. 그 후 절망과 어둠에 갇혀 좌절하고 있던 순간에도 떠오른 것이 바로 그림이었다고 한다. 

한편 ‘세상에 이런 일이’는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50분 SBS를 통해 방송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시각장애인 화가 박환, 마음으로 그리는 아름다운 세계 ‘감동’




[출처] 이투데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155928#csidxb52f9381d414780b852fe7a6554b5d6




박환 화가, 당신은 진정한 예술가입니다

2013년 10월, 아트페어에서 박환 화가의 그림을 만났다.

짙은 정서와 그림의 밀도, 캔버스를 한땀 한땀 정성스레 채워놓은 그 우직함에 나도 모르게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고양이달'을 출간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 나는 4년간의 작업을 마치고 어떤 보람을 느낀다기보다는 '번아웃증후군'에 시달렸다.

왜 그렇게 좋아서 앞뒤 안재고 달려들었을까, 그게 뭐라고 뭐 그렇게 좋아죽겠어서 그것만 보고 살았나 허무함을 느꼈다.

그래서였을까. 박환 화가의 그림을 보는 순간, 이 작가도 '적당히 좋아하는'게 안되는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같은 사람일게다. 박환 화가의 그림 만큼 내가 고양이달을 써냈는가, 퀄리티의 정도를 떠나 그 몰입도와 작업 방식이 나랑 비슷한 사람이구나 느껴졌다. 그림으로 그게 다 보였다.






 


당시 나는 나 자신을 굉장히 미련스럽다고 느끼고 있어서 또 그런 작가를 마주하니 답답한 한편 가슴 아렸고,

만만치 않았을 작업 과정을 홀로 견뎠을 그의 외로움을 생각하면 연민도 느껴졌다.  

반면 화가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그림을 사랑하는 구나, 그림에 자신의 삶을 참으로 정직하게 담는구나, 직접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진짜'만 담는구나 싶어서 뭉클했다.

그 담는 방식도 어찌나 성실하고 묵직한지, 나는 그의 그림을 모서리 끝에서 끝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천천히 음미했다.
그렇게라도 그린 이의 정성을 헤아려주고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당시 아트페어에서 맞딱 뜨린 그림들 대다수가 트렌드나 소비자의 니즈를 감안하여 그려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박환 화가는 자신이 가진 감성과 재능으로만 정면 승부하는 듯했다. 굳이 트렌드나 소비자를 곁눈질할 필요도 꼼수를 쓸 필요 없는 그런 진짜인 사람. 
그래서 한번쯤 꼭 찾아가 만나고 싶었고, 그림에 얽힌 사연을 몇 시간이고 귀기울여 듣고 싶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돈을 벌어 그의 그림을 꼭 한 점 정도 사고 싶었다.



그림이 가지고 싶어서라기보단, 그의 그림을 격려하고 지원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다. 
그 해 가을 그런 마음을 고양이달 블로그 '작가의 소곤소곤'에 담았고, 그 느낌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었다.
(** 2013년 가을, 아트 페어에서 처음 맞딱뜨린 박환 화가 그림에 대한 감상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
그 후 며칠이 흐른 뒤 박환 화가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쓴 감상을 봤다며,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셨고, 우리는 비밀 덧글로 소박한 일상과 그림에 대한 감상 그리고 응원을 몇차례 주고 받았다. 
 
그림에 마음을 열었더니 그림이 더 친숙해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작가님 또한 전혀 아는 바가 없는데도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 그림을 그리신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져요.
가을을 심하게 타는 편이라 요즘 심정적으로 많이 버거웠는데 작가님 그림이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드려요.
- 내 편지 중에서

수많은 사람들 만큼 수많은 사연을 않고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로와 더불어 추억을 간직하며 희망을 잃지않고 위로를 하고픈 제마음을 담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인간 애를 표현하려고 많이 애썼는데,
조금 이나마 위로가 되었다니 다행 스럽고 고맙습니다
오셨을때 잠깐 저를 보고 가셨음 더 좋았을텐데...
- 박환 화가 편지 중에서​
 

작품 활동을 하실 때는 외부 접촉을 안하고 있지만 만약 춘천에 오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겠다고 했고,
나는 언젠가 한번 찾아뵙겠노라 했다. 그때가 2013년 가을이었다.

그 후 마음이 울적할 때, 어떤 일에 있어서 나는 진심인데 상대가 그렇지 않다고 느껴져 상처받았을 때,
어김없이 박환 화가의 그림을 찾았다.
삶의 무게와 애환이 담긴 그림은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내게 위로가 되었고,
나는 마음 속으로 그의 다음 작품을 응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5년 7월, 우연히 기사를 통해 그의 소식을 알게 되었고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가 1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었고,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감각의 기억에 의존해 그림을 시작했다고 했다.
말도 안 돼... 기사를 다 읽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바로 하던 일을 멈추고 그의 방송을 찾아보았다.
2015년 7월 2일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분이었고, 거짓말처럼 박환 화가가 사고 후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화면에 등장했다.
'아... 어떡해...'
방송을 보는 내내 탄식과 함께 눈물이 줄줄 흘렀다. 
7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리신 분이, 삶의 모든 열정을 그림에 바치신 분이, 눈을 잃으면 안되는 거잖아.
다른 것도 아니고 화가의 눈을...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데도 목공용 본드를 사용해 실로 밑그림을 그리고, 핀으로 위치를 지정한 뒤 손의 감각을 이용해 채색을 한다고 했다.
잠깐 들여다만 봐도 작품 활동이 얼마나 버겁고 힘들지, 얼마나 지난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가고 계실지 보였다. 
원하는 색에 다른 색이 섞인지 모르고 열중하다가, 동생이 말해주자 물감 범벅된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분이 터져 나왔다.   
아, 얼마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울까. 삶이 얼마나 원망스럽고 좌절스러웠을까.
박환 작가가 느꼈을 삶에 대한 분노와 절망이 감히 가늠도 되지 않았다. 
분명 2년 전만 해도 왕성한 활동과 함께 세계 진출의 꿈을 품고 그림에 정진했던 분이,
어쩌다가 색깔도 마음 대로 칠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건지. 내가 다 화가 나고 억울하고 속상했다.  
열심히 한 사람이 보상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삶이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고 내가 나서서 따지고 싶었다.
내 마음이 이럴진대 박환 화가 본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가슴이 먹먹해 일이 전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지난 1년 나도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 모든 감정들이 다 투정처럼 느껴진다.
나는 고작 투정밖에 못했는데, 3개월 만에 다시 그림을 시작한 박환 화가의 용기와 도전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박환 화가 당신은 정말이지 멋진 사람이다.
2년 전 아트페어에서 당신의 그림을 처음 맞딱뜨렸을 때부터 범상치 않음을 느꼈는데, 역시나 극한 상황에서도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방송 화면을 통해 최근 그가 그린 그림들을 보았다.
전과 같은 작업 방식은 이제 어렵겠지. 그럼에도 여전히 밀도 높은 그림들을 만들고 있으니 할 말을 잃었다.
눈으로 그릴 때에도, 마음으로 그릴 때에도 박환 작가의 그림은 여전히 정직하고 묵직했다.
그의 진심은 세월이 그의 신체와 정신에 어떤 잔혹한 폭격을 가해도 훼손되어질 수 없는 성질의 것인 듯 했다.  
그는 진짜였다.
진심이 담긴 작품은 아름답다.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 진심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경외감을 갖게 만든다. 
처음 봤을 때도 경외감에 반가웠고, 2년 만에 그의 그림을 다시 맞딱 뜨렸을 때도 여전히 나는 경외감과 함께 반가움을 느꼈다. 
당신이 느낄 서러움, 당신의 그림을 보며 함께 공감해주고 싶다.
그게 언제가 되든, 당신이 붓을 놓는 순간까지 그림에 담긴 진심에 가슴 깊이 공감하고 싶다.
2년 전 박환 화가의 그림을 보고 예술이 진정 위대하구나, 새삼 느꼈는데, 오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
"당신은 진정한 예술가입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박화 화가님 블로그 입니다. 박환 작가님과 소통을 원하시거나,

응원의 말씀 남겨주실 분들은 박환 화가님 블로그를 방문해 주세요~

화가님께 큰 힘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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