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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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상․장례

보현화 2016. 11. 3. 18:35

<법회와 설법 96. 1월호 - 원고 3>

 

불교의 상장례

 

7. 바람직한 재가불자의 상장례

지금까지 2회에 걸쳐 상장례의 연원, 타종교의 상장례의식과 불교의식의 비교, 바람직한 불교의 상장례의식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변화된 현대의 생활환경속에서 상장례와 관련하여 불교 내적으로는 효율적인 재가신도 관리와 외적으로는 포교의 활성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1) 변화된 생활 환경

오늘날 우리나라의 생활환경, 혹은 생활문화는 예전의 전통사회에서의 그것과는 뚜렷히 구별되는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 가족형태의 변화이다. 예전의 전통사회가 가부장적 대가족형태를 취하고 있던 반면에 현대는 단위가족 중심의 핵가족 형태를 띄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족형태의 차이뿐만 아니라 생활환경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화를 유발시켰다. 대표적으로 상장례와 관련된 경우인데 대가족형태하에서는 집안의 대소사가 대부분 가족내에서 해결되었고 특히 상장례에 있어서는 집안내의 가례절차에 밝은 어른과 가족구성원으로 형성된 인력이 있어 이를 훈습되어온 전통에 의하여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각종 제례(제사)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일치감과 조상에 대한 숭배 및 그 구체적인 절차를 일상생활속에서 전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핵가족 형태하에서는 이와같이 집안 대소사를 가족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재생산적 구조를 갗출 수가 없게 되어 제사에 대한 기피현상이나 상장례에 관한 것은 전문업자에게 일임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물론 도시와 달리 농촌의 경우는 아직도 전통사회의 관습이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농촌사회의 점차적인 붕괴에 따라 머지않아 도시와 마찬가지로 변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핵가족형태의 단점을 보완하는 자생적인 공조형태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이른바 상조회이다. 그러나 대개의 일반 상조회가 금전적인 부분에서만 머물고 있는 형태 - 종교단체의 상조회는 약간 성격이 다른데 뒤에서 언급함 - 이어서 결국 상장례의 구체적인 절차나 집행은 전문업자에게 일임하게 되고 이로인해 업자와 의뢰인사이에 마찰이 야기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둘째, 주거문화의 변화이다. 예전의 전통사회에서는 주로 단독가옥에서 생활했던 반면에 현대에 있어서는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의 공동주거형태가 점점 주종을 이루고 있다. 농촌의 경우 이와 달리 아직은 단독주거형태가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전체 인구비율상으로 보면 도시거주자가 전체의 2/3정도(도시권역 포함)를 차지하고 있는 점과 도시내에서 단독가옥보다 공동가옥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대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공동주거형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거형태의 변화는 곧 상장례를 치루는 의식집행장소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예전의 전통사회에서는 당사자의 집에서 의식이 치뤄졌지만 오늘날의 공동주거형태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병원 영안실 등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치루게 되는 경우가 점차 일반화 되고 있다. 예전에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망하면 객사라하여 이를 기피하였는데 오늘날에 있어서는 현실적인 편리를 위해 전통적인 금기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에 위치한 병원 영안실의 경우 병원자체 사망자 처리비율보다 외부의뢰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이와같은 외부에서 상장례를 치루는 것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보면 이에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전 보건복지부에서 장례예식장사업에 예산을 배정하고 종교단체에서 이를 시행할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러한 사회현실의 반영이며 불교에서도 포교활성화 측면에서 적극검토해야 할 과제의 하나로 생각된다.

2) 포교활성화와 상장례관련 조직

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하였듯이 모든 종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평생의례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며 각 종교마다 자기의 세계관에 바탕을 둔 평생의례를 보편화, 관습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자신의 교세확장에 가장 중요한 수단의 하나로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중의 하나가 사찰이나 교회, 성당별로 있는 상조회이다.

기독교는 불교나 여타의 다른 종교에 비해 상조회 활동이 활발한 편인데 그 이유를 기독교의 전통적인 측면과 선교적인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전통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독교에서는 교회나 성당이 단순한 종교적 성소(聖所)로서 뿐만 아니라 신앙공동체이며 생활공동체의 구심체로서 기능하며 상장례 또한 공동생활의 일부이므로 당연히 교회공동체안에서 이를 처리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종교개혁시대에 종교개혁자인 칼빈1561년 제네바교회 규정에서 장례는 교회의 일이 아닌 개인의 일이라며 기독교적 전통을 무시한 바도 있었지만 개신교 또한 그 이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톨릭과 아울러 장례에 관한 교회의 역할을 매우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두번째, 선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상장례가 치뤄지는 곳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과 만나는 중요한 장소이고 또한 불특정 다수대중과 만나는 귀중한 선교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기독교는 두가지 측면에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하나는 예배나 미사 등의 의식을 통한 선교와 다른 하나는 장례와 관련된 실제 일을 거들거나 대행해주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했듯이 이질적인 문화인 기독교가 우리 민족전통과 만나면서 야기시킨 갈등으로 인해 전래이후 오늘날까지 별다른 선교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독교의 상조회는 크게 두가지 형태를 띄는데 하나는 청장년회, 구역예배 등으로 구성된 기존 신도조직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단위나 지역단위로 구성된 전문상조회이다. 이들은 잘 배분된 역할분담에 의하여 기존 신도조직은 장례기간동안 지속적인 방문과 예배, 집안일 거들기를 하고 전문 상조회는 일반 장의업체와 같이 장례의식을 대행하여 수행하고 농촌지역의 경우 상여를 대여해주는 일 - 전통적으로 이는 농촌지역 공동체에서 하던 일 - 도 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나 지역의 구분없이 장례가 발생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활동하는 신앙모임(불교의 염불회 같은 형태)이 있기도 하다.

불교에서는 지금까지 상장례와 관련하여 전통적으로 스님의시다림, 49재같은 천도재나 위패봉안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기독교의 경우처럼 재가신도의 상장례를 신앙공동체의 공동생활의 일부로 인식할정도로 적극적으로 수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요즈음에 있어서는 시다림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아 이에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재가신도에 비해 출가수행자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고 보면 재가신도들의 공조모임인 상조회구성이 불가피한 것이고 체계적인 신도관리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파악된 통계자료는 없지만 각 사찰별로 상조회가 상당히 많이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 형태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금전적인 부조(扶助)와 집안일 거들기를 하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의 조계사, 도선사, 봉은사, 불광사, 구룡사 등 도심사찰 및 삼보회 등 주요 신행단체에 구성된 지장회, 염불회같은 상장례중심 신행모임이다. 이들은 주로 장례기간동안 지속적인 방문과 독경으로 포교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대한불교연화회나 광주의 능인회, 대구의 지장불교상조회 등의 불교내 전문상조회이다. 이들은 모두 활동한지는 몇년 안됐지만 지역별 신행단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각기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신행단체 지원이나 포교기금으로 활용하고 있어 포교활성화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불교내의 상조회 전체적으로 볼 때 활동자체는 타종교의 상조회와 비교하여 아직은 미약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단순히 상조회활동의 미약이라는 의미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신도관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관리체계의 허술함을 의미하고 포교적 측면에서 본다면 타종교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상장례분야에 관해서도 변화된 환경에 적극적으로 조응하지 못하여 포교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3) 장례와 관련된 포교과제

역사적으로 보면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사회변화에 적극적으로 조응하지 못한 개인이나 집단은 도태하게되는 것이 필연적인 법칙이고 종교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변화된 현대사회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 것인가하는 물음에 어떤 해답을 제시해야 할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이미 앞에서 누누히 강조한 것처럼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불교의 입지를 넓혀 나가는 길은 평생의례와 관련하여 사회보편성에 입각해서 적극적으로 불교적인 입장을 관철시켜 나가는 길이다. 특히 묘지난 해소와 효율적인 국토관리 측면에서 불교의 화장제와 납골제 - 일본식 용어이지만 용어상의 편의상 그대로 사용한다 - 가 전사회적 보편타당성을 점차 획득하고 있는 지금에 있어서는 더욱더 불교내적으로 상장례와 관련하여 자기대안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그동안 3회에 걸친 이 글이 나름대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마지막으로 상장례와 관련하여 몇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사회적으로 충분히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재가불자(또는 일반인)의 상장례의식의 확립이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앞서 언급한 바 있으므로 부연은 생략한다.

 

둘째, 상조회의 적극적인 활성화방안이 마련되야 한다. 이미 말한대로 단순히 힘든 일을 도와주는 상조회성격이 아닌 신도관리적 측면과 포교적 측면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우선적으로 기존의 상조회가 있는 사찰에서는 불교의 상장례에 관해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관리 및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상조회가 구성되지 않은 사찰에서는 중장년층 신도를 중심으로 상조회를 구성하여 포교사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세째, 사찰시설의 장례예식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연구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장례예식장의 수요는 늘어갈 전망이고 특히 도시에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질 것이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님비(NIMBY: 쓰레기 하치장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거공간에 이를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현대의 이기주의 현상)현상으로 인해 자칫 혐오시설로 치부되기 쉬운 장례예식장을 설치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도심내, 혹은 도시 인근 사찰(포교당)의 명부전, 시왕전 등의 기존 시설 당우와 약간의 전용시설을 사찰내에 설치한다면 이러한 어려움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이고 불교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될 것이다.

이상으로 오늘날에 있어서 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상장례에 관한 문제점들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자료의 빈곤과 역량부족으로 인해 내용상 허술한 부분도 없지 않고 특히 의식분야에 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이 글의 취지를 보아 널리 양해하리라 믿고 앞으로 불교의 상장례와 관련하여 보다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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