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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독송 후에는 오늘 읽은 경전의 의미에 대해 스님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읽은 경전에서는 인생의 바른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이 담겨 있었습니다. 어제 읽은 경전에서는 운명을 점치거나 관상을 보거나 손금을 보거나 사주를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씀이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불교인들이 자꾸 사주를 보거나 관상을 보거나 손금을 보거나 전생 타령을 하는 것은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수행자는 나한테 유리한지 불리한지,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이런 것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날씨가 더워야 한다’, ‘추워야 한다’ 이러지 않고, 더우면 옷 하나 벗고 나가고, 추우면 옷 하나 더 입고 나가고, 더우면 수영하고, 추우면 스케이트 타고, 이렇게 경계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수행입니다.
집착할 게 없는 이유
‘천당에 간다’, ‘지옥에 간다’, ‘좋은 일이다’, ‘나쁜 일이다’, 이렇게 분별을 하게 되면 완전한 자유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수행자는 자꾸 좋으니 나쁘니 구분하지 말고 주어진 대로 받아들여서 걸림이 없는 자유인이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바른 길로 나아가려면 운명을 논하거나, 운명을 점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어서 오늘 읽은 경전의 내용은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 가운데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이것이 ‘무상(無常)’입니다. 형성된 것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며, 형성되었다는 것은 다 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제행무상(諸行無常)입니다. 우리가 제행무상을 깊이 파악하게 되면 집착할 바가 없게 됩니다.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이 옳다’ 이렇게 집착할 바가 없어집니다. 다 인연 따라 형성되고 인연 따라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구름이 코끼리 모양을 했다가 용 모양을 했다가 하지만 집착하지 않잖아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런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아무것도 없어요. 이것을 금강경에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꿈같고, 아지랑이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으며, 아침이슬 같고, 번갯불 같다.’
허무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없다는 뜻입니다. 인연 따라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고, 인연이 모이면 형성되는 것이에요. 그래서 제행이 무상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큰 부자
그런데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집착하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괴로워하는 인생을 갖고 ‘내 것이다’, ‘내 인생이다’라고 할 만하지 않습니다. 어떤 것도 인연 따라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그 실체가 없다는 걸 알면 '나다’, ‘내 것이다’라고 집착할 것이 없어요. 이렇게 진실을 알게 되면 괴로워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순간순간 나도 모르게 영원한 것이 있을 것 같아서 거기에 집착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잡으려야 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화내고 짜증내고 슬퍼하고 근심하고 걱정하고 초조하고 불안해하면서 인생을 삽니다. 한 끼의 밥, 한 벌의 옷만 입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어요.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집착하게 되면 늘 헐떡거리며 가난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족할 줄 아는 자가 제일 큰 부자이다’
오늘 경전을 읽으면서 부처님의 이 말씀을 다시 한번 새겨보면 좋겠습니다. 이런 부처님의 가르침이 너무 극심하게 청빈한 생활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우리의 스승이시고, 우리에게 모범을 보이신 분입니다. 부처님처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꼭 물질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직접 보여주신 겁니다.
여러분도 꼭 그렇게 살라는 말은 아니에요. 지금 우리가 가진 것만으로도 풍요로운데 물질 때문에 괴롭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내 마음의 집착과 무지로 인해서 괴로운 것이지 환경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자각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조건이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이 조건 속에서 바른 견해를 갖게 되면 내 삶은 언제나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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