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메라 수집광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공간 한국카메라박물관
경기도 과천시 대공원역 앞에 들어선 한국카메라박물관. 독특한 외관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카메라의 몸체와 렌즈를 본떠 한눈에 카메라를 연상시킨다. 김종세 박물관장이 직접 구상한 박물관. 그 안에는, 그가 지난 20여 년간 수집한 카메라들로 가득하다.
글 권아영 사진 김은주 자료제공 한국 카메라 박물관 (http://www.kcpm.or.kr)
1930년대 유명 렌즈인 독일 헥토르 렌즈 단면을 건물 디자인으로 삼은 ‘한국카메라박물관’
1976년.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전. 김종세 한국카메라박물관장은 개인 사업으로 번 돈으로 카메라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광고대행사를 운영했던 김 관장은 한국사진작가 협회에 가입된 사진작가로, 외국 출장을 나가거나 각종 외국 경매에 참가해 희귀한 카메라를 구입했다. 그렇게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카메라의 종류만 3천여종. 1993년. 한국에 카메라 박물관을 만들어 자신이 그간 수집해 온 카메라를 전시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199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카메라 박물관을 처음으로 열게 되었고 2007년 9월. 경기도 과천시 대공원역 앞에 지금의 완벽한 카메라 박물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김종세 한국카메라박물관장이 1909년 제작한 영국 Marion사의 ‘SohoTropical Reflex’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세 관장의 개인 사무실내 다양한 라이카 카메라가 진열되어 있다. 가격대는 200만~300만원부터 고급 승용차 한 대 값까지 다양하다.
한국카메라박물관, 지독한 카메라 사랑의 결실
“카메라가 마냥 좋아서 수집하던 시절에는 희소성, 환금성을 보고 구입했다. 이 카메라를 얻었을 때 앞으로 얼마나 가치가 높아질지 가능성을 보고 선택했다. 그러나 박물관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서부터는 그것보다 카메라의 변천사를 보여줄 수 있는 역사성이 있는 카메라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박물관을 설립하겠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 박물관 때문에 내 개인 시간이 줄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니까. 하지만 좋아하는데 그 누가 말리겠는가. 그 뒤로 회사도 접고 지금까지 박물관에만 집중하고 있다. 나의 일상은 주로 사진 촬영을 하러 다니거나 그동안 축적해둔 카메라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다. 매년 특별전을 준비하는데 사전조사 작업만 최소 6개월에서 1년정도 걸린다. 매번 일을 벌이지 말자고 다짐을 하면서도 어느샌가 새로운 기획을 하고 일에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제2전시실: 19세기에 제작된 카메라들과 역사적인 카메라들의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6면을 모두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올림피아 소나: 방아쇠를 당겨 셔터를 누르는 총 모양의 올림피아소나(Olympia Sonnar)는 세계적으로 4대만 생산된 희귀종. f2.8짜리 180mm 망원 렌즈에 미러가 총대 위에 달려 있다.
제1전시실 특별전: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제작된 카메라들과 전 세계 각 나라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카메라도 살펴볼 수 있다.
소장품의 10% 정도만 전시, 나머지는 특별전을 통해
김종세 박물관장이 그동안 수집한 카메라는 어느 정도 될까? 3000여 대의 카메라를 포함해 6000여 점의 렌즈 그리고 유리원판의 필름, 초기 환등기, 사진 인화기, 액세서리 등 총 1만5000여 점의 관련 물품이 있다. 그중 현재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전시물은 소장품의 10% 수준이라고 한다. 그래서 제1전시실에서는 매년 4~6회의 특별전을 열어 다양한 카메라를 선보이고 있다. 지금은 '군용 카메라 특별전'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제작된 카메라들과 전 세계 각 나라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카메라들을 살펴볼 수 있다.
카메라의 역사를 한눈에
1층의 제1전시실에서 한 층 더 올라가면 상설전시장인 제2전시실을 만나볼 수 있다. 제2전시실에는 카메라의 역사를 10년 단위로 정리하는 카메라 역사관이다. 카메라 원조격인‘카메라 옵스큐라’부터 1990년대 유명 모델까지 디지털카메라 이전의 주요 아날로그 카메라들을 거의 갖추고 있어 카메라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카메라와 사진의 숨결을 느껴보다...
한국 카메라 박물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제3전시실이 나온다. 이곳은 체험학습과 사진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쓰인다. 그중 흑백사진과 암실 인화를 체험할 수 있어 특히 가족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다. 이처럼 역사 속의 수많은 카메라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한국카메라 박물관은 사진과 카메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러 볼 만할 장소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카메라를 진정으로 아끼는 수집가의 열정이 담긴 공간, 한국카메라 박물관. 주변에 현대 미술관과 서울 대공원도 있으니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끼리 함께 조용한 주말 나들이로도 안성맞춤일 것이다.
공모전에 당선된 각종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족들끼리 흑백사진을 찍어보는 건 어떨까?
다양한 종류의 예전 카메라들을 직접 만져보고 작동도 해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자가용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외곽순환도로 학의 IC에서 서울 방향(과천―봉담 간 고속화도로)으로 내려서서 약 7㎞ 가량 가면 서울대공원 방향으로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서울대공원 입구에서 우회전으로 약 500m만 가면 4호선 대공원 역 출구가 보이고 바로 그 오른편에 한구카메라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지하철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지하철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 역 4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3층짜리 한국카메라박물관이 바로 보인다.
관람시간 3월~10월(하절기) 오전 10시~오후 6시 11월~2월(동절기) 오전 10시~ 오후 5시
요금 경로(65세 이상) 개인 3,000원/ 단체 2,000원 성인(만18~만 64세) 개인 4,000원/ 단체 3,000원 청소년(만13세~ 만17세) 개인 3,000원/ 단체 2,000원 어린이(만12세 이하) 개인 2,000원/ 단체 1,000원 문의 02-502-4123
tip! 주변 볼거리 현대미술관 (http://www.moca.go.kr, 02-2188-6000) 서울대공원 (http://grandpark.seoul.go.kr, 02-500-7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