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장례’.....최명길
내가 죽으면 나 없는 나를
하늘에 사는 새들에게 나누어주리라
제일 배고픈 새들에게
고해의 나날들을 끌고 다닌 육신이라
어디 단맛이야 있을까마는
저들이 달라하면 그렇게 하라
마음이 살다간 빈집을 누가 알아
새들이 배불리 먹고 날개 힘 솟구쳐
밤하늘 별밭까지 날아갈지
밤하늘 별밭까지 날아가려는 인류의 오래된 염원이 소도(蘇塗) 뜰 장대 끝에 새를 매달고, 시체를 도막내어 독수리에게 던진다. 산다는 것은 그 자체가 순례이며, 머물지 않는 바람과 같다고 믿고 있는 티벳 사람들에게 천장(天葬)이란 영혼이 영원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하나의 문이다. 보라, 모든 죽음은 참혹하고 황량하며 쓸쓸하다. 주검 앞에 서면 고해의 나날들을 끌고 다니지 않은 육신이란 없다. 우리 오늘, 여기 살아 있음이 눈물겨운 이유이다.....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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