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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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지진보다 무서운 모성애)

보현화 2017. 11. 19. 13:03




14시 31분. 집이 흔들린다.
몇초 안되는 짧은 흔들림였지만 지진이 분명하다.
TV를 켜니 14시 29분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란다.
 
작년 경주의 공포스런 지진에 대한 후유증이 끝나기도 전에 또!
 
진원지가 친정과 인접한 곳이라 전화기를 들려는 찰나
노모에게서 먼저 벨이 울린다.
 
 "거기도 그렇제? 많이 무서웠제?"
 
90 노인이 환갑을 앞둔 자식을 걱정하고 있다.
거기는 여기저기 물건이 떨어지고 부숴져 엉망이라는데..

                                                                      괜찮으시냐는 내 말에

겁에 질린 나를 되려 위로하시며

 
"죽을 때 다 된 나이인데 뭐가 무섭노? 하나도 안  무섭더라~"
 
엄마랑 함께 있을때 절체절명의 재난이 있었다면
꼭 끌어안고 이별의 인사를 하고 있을 장면이 순간 머릿속에 그려지니
뜨거움이 가슴 저 밑에서 치밀어 오르면서 눈물이 핑 돈다.
 
옆에 계시면 와락 끌어안고 엉엉 울었을지도..
지진에도 끄덕없는 자식사랑과 걱정은 지진보다 강하다.
*                     *                    *
  
* 포항 오빠네도 어수선할 거 같아 엄마에게 
당장 우리 집으로 오시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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