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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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Swiss 우리에게 정말 이상적 탈출구일까?

보현화 2023. 2. 19. 20:05

스위스 Swiss 우리에게 정말 이상적 탈출구일까?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스위스 Swiss 우리에게 정말 이상적 탈출구일까?

 

2023. 2. 18. 16:48

 

스위스 말만 들어도 설레는 말이다. 빨간색 바탕에 흰색 십자가 국기. 죽기 전에 꼭 한 번 다시 가고픈 나라이다. 간다면 이번엔 한 달 정도 살아 보고 싶다. 방 하나 얻어 주인집 가족의 삶을 공유하며 스위스 정을 느끼며 나만의 스위스 삶을 만들고 싶다. 그렇지만 시간과 돈 - 현실적 문제로 나에게 허락되지 않을 버킷리스트일 것이다.

 

출처: National Day

나는 죽기 전에 스위스를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혹자는 죽기 위해서 가길 희망한다. 다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아픈 자에게 조력사망을 허락하는 나라, 외국인도 도와주는 유일한 나라로 유명하다. 더 이상 받을 치료가 없거나 치료를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조력사망을 찾아 그곳으로 간다. 최근 방송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도 벌써 8명 이상 스위스에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정말 스위스는 우리에게 이상적인 탈출구일까?

 

출처: Pixabay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 경험하지 못한 일은 종종 허상과 환상에 가려 그 본질을 보기가 쉽지 않다. ‘스위스로 탈출’이 딱 그런 것 같다. 빨간색 국기와 존엄이란 말 뒤에서 은밀히 이루어져 가는 스위스로 탈출 과정은 이상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탈출 과정과 관련 된 다음의 핵심 3가지 요소에서 나의 생각을 찾아 볼 수 있다.

 

1. 아픈 몸

멀쩡한 사람에게도 장거리 비행기 여행은 버거울 때가 많은데 아픈 사람이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탄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파서 집 또는 병원에 누워있어야 할 사람이 아픈 몸을 이끌고 공항에 나가 3~4시간 기다렸다가 비행기를 타고 10여 시간 걸려 스위스를 간다는 것 생각만 해봐도 힘든 일이다. 휴식과 평온 속에 있어야 할 환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출처: Invacare International GmbH

특히, 이와 같은 혹독한 여행을 해야 할 환자는 조금이라도 더 체력과 정신력이 남아 있을 때 스위스행을 선택하기 위해 어쩌면 자신과 가족에게 남아 있는 시간을 훨씬 일찍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비행기를 탈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매우 일찍 준비해서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2. 돈

받는 질문 중 간혹 돈에 대한 질문이 있다. 스위스에 가서 생을 마감하기 위해선 돈이 얼마나 드는지 궁금해 한다.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먼저 조력사망 비용(1만 스위스 프랑 기준) 우리 돈 1,400만원 그리고 가족 1명이 동행해서 사망 후 다음날 귀국하는 5일 여정으로 간다면 항공권, 호텔, 식비, 택시 그리고 기타 비용까지 고려하면 600만원은 족히 들 것으로 생각된다. 총 2천만은 필요하다. 혹 몸이 안좋아 누워 갈 수 있는 비지니스석을 이용한다면 400~500만원은 더 든다.

출처: CoinDesk

이와 같이 돈 없이는 스위스에 갈 수 없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드려 스위스까지 가야하냐는 멀쩡한 사람들의 핀잔도 있다. 하여튼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방송에 나오는 것 같이 가족 전원을 데리고 스위스 가기는 쉽지 않다. 디그니타스 경우 감액제도가 있어 비용을 조금은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큰 돈일 것이다. 돈 많은 일부에게는 이상적인 방법일지는 모르겠으나 나를 포함한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매우 그렇지 않을 것이다.

 

3. 자살방조죄

스위스 조력사망 조건 중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하나있다. 사후 망자의 신분을 확인해줄 동행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스위스에 혼자 가면 약속된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자살방조죄 때문에 가족을 마음 편히 데리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출처: YTN

그러다 보니 가족 대신 마지막 길을 동행해줄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신분을 확인해줄 사람을 찾는 사람도 있다. 결국, 자신 삶의 마지막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겠다고 가족을 데리고 가면 가족 걱정에 마음 편히 죽지 못할 것 같고, 그렇다고 남과 동행하자니 얼마나 쓸쓸한 죽음이 될까 싶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걱정과 부담을 갖고 스위스로 가는 길 결코 이상적이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몸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 법적 문제도 그렇다.

 

스위스로 가서는 안된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그런 법이 생길 때까지는 스위스가 우리에게 유일한 탈출구일 것이다. 스위스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스위스로 가는 사람들의 숨겨진 고충과 우리나라도 조력사망제도가 필요함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더 이상 우리 국민이 생을 마감하기 위해 스위스로 가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우리는 스위스 사람처럼 편안하게 죽을 권리는 없는 걸까? 정부는 언제까지 아픈 국민이 이렇게 힘들게 스위스로 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모르는 채하는 정부가 야속하다. 정부는 아픈 국민이 돈 걱정 없이 가족과 함께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조력사망법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출처: Dreamstime

나는 나의 나라에서 편안한 죽음으로 나의 행복한 삶을 완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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