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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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미산악회 2005년 4월 산행(와룡산)을 다녀 와서...★

보현화 2006. 11. 6. 00:55

4월 10일 신새벽을 줄기차게 비가 내려서

사량도 갈 수 있을지..뱃길이 막히지나 않았는지...걱정속에 절에 도착하니 5시 30분.


어둠속에 밤새 비를 맞으며 처연히 앉아 계신 노천 부처님이 말간 얼굴로 맞아 주시고,

법당에서 울리는 스님의 새벽 예불 소리가

수미산악회의 출정?을 알리는 개선곡처럼 힘차게 울리고 있더군요.


아침 일찍 나오신 주지스님께서 차에 오르셔서, 짧은 한말씀.

“사량도에 전화 해놨는데~(비오지 말라고)*^^* 저는 오늘 몸도 그렇고 해서 산행에 동참을 못하게 됐습니다...즐거운 산행 되십시요.

관세음보살”

(스님. 같이 못 가서 아쉽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오늘 사량도 산행은 취소하고 대신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ㅎㅎ

백천사 와룡산을 등반한다는 선광 등반대장님의 안내를 들으며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멈출때...


“몇분 쉽니까요? 1종면허(대변)는 10분은 줘야 되는데... ㅎㅎ” 라는 8기 천경호 거사님의 우스갯소리!(2종면허는 소변입니껴~ㅋㅋㅋ)

산을 타다가 잠시 쉴때는 짝다리를 하고 산아래를 향해 호흡해야 한다고 친절하게 지도하고, 챙겨 주시고 끊임없이 구수한 입담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시는 천경호 거사님.

경산도량 명물? 탄생. 추카추카!! *^^*

수미산악회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는 걸로 정평이 나 계신답지요?.


빗길을 달려 도착한 와룡산은 딱 맞게 비도 그치고 밤새 내린 비로

계곡은 우르르 쾅쾅 소리를 내며 가는 거친 물소리로 요란하게 우리를 환영해 주네요.


이번 산행엔 아이들도 많고 신입도반님들이 많아 이 봄처럼 생생한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13기에 입학한 홍태령씨는 유일한 아가씨보살님인데 엄마와 같이 모녀간에 13기 입학했다고 하더군요. 늘씬한 키에 하얀 피부가 돋보이는 미모의 아가씬데 참 좋은 징조? 인 것 같습니다. 절이 갈수록 젊어진다는 느낌이 들고 당연히 젊어져야 하는 불교이기에-.

보통 절에 가면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대동소이하게 느끼셨을, 뜻모를 불경소리와 연로한 노보살님만 계셔서 다소 침체되어 보였던 불교 이미지가 영남불교대학에 와서 신선하게 이미지 변신하지 않았습니까!

어린 새싹을 키우는 유치원 불사가 그만큼 중요하듯이 절도 끊임없이 젊어져야 하지요.


터뜨린 꽃잎이 얼마 안되지만 온산이 진달래 군락을 이루고 있는 와룡산.

위로 갈수록 안개도 조금씩 걷히고 이 산 저 산을 뒤덮고 있는 흰 구름이 자욱하게 보이네요.

“야!~~ 운해(雲海)로다!!” 짧은 게송 한 구절 같은 법안 총무님의 감탄사가 있고..

산중에 간간이 내리는 비는 내 키 더 클만큼만 살짝 살짝 내리고......

산아래를 앞다투어 내려오는 드라이 아이스같은 운무들의 어울림....

아! 이 아름다운 산하여!

운무 더리고 금강에 살으리랏다!!


늘 꼴찌가는 나처럼 힘들어하는, 작년 10월 봉정암 멤버인 수선정 보살님이 제 바로 위에 보이네요.

금강합창단과 육법공양으로 봉사도 많이 하다가 오늘 오랜만에 산행 참가했는데 숨을 헐떡이며 하는 말~.

“힘들다~ 정상을 좀 끄잡아 땡겨 왔으면 좋겠다~~” 면서 헥헥 거리는 예쁜 얼굴을 보니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숨 몰아쉬며 도착한 민재봉에서의 점심공양. 꼴찌들이 자리 펴기 무섭게 먼저 오신 분들은 툭툭 자리 털고 일어나니, 라면가락 붇기도 전에 위장으로 황급히 밀어 넣느라 소화도 안되고~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지~~(에고~꼴찌의 비애가 따로 읎네유~~ ㅎㅎ)


백천재 계곡엔 온 산이 암석들 천지고 여기저기 작은 돌탑이 세워져 있더군요.

누가 그랬다지요? 저 바위 속의 부처님을 보았느냐고...

저는 잠시 옛 신라의 이름없는 석수장이가 되어 바윗돌을 조각해서 부처님 형상을 만들어 봅니다.

인자하신 관세음부처님이 이 바위 저 바위 속에서 우리 중생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듯 합니다.

툭 건드리면 지금이라도 금방 우리앞에 현신하실 듯도 하구요.


약사와불이 있는 경남 사천 백천사 입구엔 관음송(觀音頌) 한 구절이 새겨져 있고...

대웅전 앞마당엔 사람좋은 웃음을 하고 넉넉히 앉아 계시는 포대화상 조각상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만졌던지 그 남산만한 배가 손때가 묻어 꼬질꼬질~.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좋은지 계속 웃음 잃지? 않는 그 모습은 영락없이 금복주요,

영화주인공 ‘슈렉’같은 모습에 절로 미소가~^^

근심,걱정을 다 가져 가고 꿈과 희망을 준다는 포대화상! 이분이 곧 미륵이시라죠?


그 뒤의 작은 연못속엔 로마의 트레비 분수처럼 소원성취를 원하는 동전들로 반짝이고,

그 위를 금붕어들이 유유자적하게 한가로이 노닐고 있었습니다.


화창하게 갠 날씨에 벚꽃도 만발하고 상춘객들로 절 경내는 가히 인산인해.

전장 21m의 국내 최대 목조 와불 몸속에 들어가니 작은 법당과 부처님이 또 계시고...

시방세계 두루두루 부처님 나투시지 않은데 없어라. 관세음보살.

4시까지 참배를 끝내고 초록빛의 넓은 백천저수지를 배경그림 삼아 간단하게 뒤풀이 하산주로 도반님들의 친목과 여독을 달래고...


귀경(경산으로 돌아오는길)길에 등반대장이시자 동문회 회장이신 선광(2기) 거사님의 공지사항.

.......5월엔 수미산악회 1주년 기념 산행을 하는데 변산반도.내소사.채석강..이 코스를 예정하고 있습니다...오늘 갖고온 서예 11점(장산서실에 나가시는 도반님의 작품)은 수량이 한정된 관계로 5월 산행때 추첨을 해서 선물할까 합니다. 5월엔 행사가 많아 부득이 날짜를 변경해서 첫째주(5월1일)에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5월 7일 저희 경산절에서 6시부터 제등행렬이 있고, 하루전 6일은 큰절에서, 8일날은 칠곡에서 제등행렬이 있습니다. 5월 5일 어린이날엔 컵등 만들기.전시회등을 하고 아난타풍물단 공연도 있습니다.

많이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도 6시 출발인데 30여분 가까이 지체되었습니다. 제발 시간 엄수해 주시길 재삼 부탁 드리며 앞으로는 신청도 일주일 전에 마감하기로 합니다. 나 하나땜에 딴사람들 기다리게 해서는 곤란하지요. 좋은 습(習)은 빨리 들여야 합니다.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되어서 다행이고 잘 따라주신 도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말씀이 끝나자마자 천경호 거사님의 직격탄?이 있었으니...

“대장님! 박수를 받겠습니까? 노래를 하시겠습니까??”

“저는 노래...못 합니더~”

“그러면 박~수!!!” (폭소와 함께 차내가 떠나가는 박수 짝짝짝)


끝까지 분위기 메이킹하신 천경호 거사님 덕택에 수미산악회가 더욱 즐거워 지고 있습니다.

거사님. 감사! 감싸!! 감감쏴!!! 합니다.


8시경 경산 도착.

오늘도 무사히 즐거운 산행 돌봐 주신 부처님께 한량없는 감사 예배 올리며

5월 산행에서 많은 도반님들 다시 만나뵈옵기를 기대합니다.

헤어지기도 전에 벌써 그리우니 야단 났습니다.

관세음보살!!

수미산같은 높은 원을 세운 수미산악회여! 영원하여라!!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