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 my page ■☜/긴 글, 긴 이야기

9월 첫날, 청도 청계사(淸溪寺)에서의 푸른 오후.....

보현화 2006. 11. 6. 01:24

 

2005.9.1



                                                                                                       청도 청계사(淸溪寺)   

                                                                                                                                                                                                     

                              

아직 미련이 남은 여름 한자락에 더위묻은 초추(初秋)! 9월의 첫날....

큰절에 다니는 친언니랑 일행과 청도 볼일보러 간김에  매전면에 소재한 청계사를 들러 보았습니다.

목요일이지만 부처님 만나러 간거니까 불요일(佛曜日)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요? ^^*

 

             

                                                                     '대웅전' 현판을 대신한 '부처님마음' 현판글씨....

주련에 쓰여있는 우리말로 된 '사홍서원'...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주차장 공사등이 한창이고, 창건 10주년된 기념으로 9월 24일 산사음악회까지 준비중이더군요.

넓은 공양간에는 행사날 장식할 불사연등을 만드는 보살님들의 손길이 분주하고...

대웅전은 「大雄殿」이라는 현판 대신 우리말로 된 「부처님 마음」이 대신 걸려져 있고

대웅전 주련에도 우리말로 된 ‘사홍서원’이 있는, 처음보는 새롭고 독특한 법당!이어서 한참이나 눈길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특히 눈길을 끈건 서가모니 부처님 한분만 계시는 단촐하고 심플한 대웅전 법당안의 풍경이었지요. 만불사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절에 가면 의례히 진열된, 상단은 물론 중단. 하단까지 빽빽한 부처님들로 불필요하게 복잡다는 느낌이었는데 청계사는 그런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풍경이라서 참으로 신선!! 그 자체였습니다. 불우아동들을 거두는 어린이집을 보니, 지나친 장엄물 비용을 대신 복리후생비로 쓰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지스님을 뵈오자 정말 그럴거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아동시설인 '청계사의 집' 전경
                                              
사진 찍히는게   익숙하지 않다며  부끄러워  하시는  혜봉주지스님
               
                                                        팔각탑속의 동자승들....

 

편안한 얼굴에 구렛나루 수염의, 사진찍기를 부끄러워 하시는 혜봉(慧峰) 주지 스님께서 직접 타 주신 커피를 달게 마시며.... 조용한 산사에서 계곡물소리와 함께 듣는 법문은 피로한 심신을  녹여주는 감로수였습니다.


“....도(道)의 최종목표는 자비심이고, 자비심 없는 기도는 말짱 헛겁니다. 삼천배, 만배 했다고 자랑은 하면서 행동은 엉망인 사람도 많습니다. 불교는 인생공부지요. 자기가 위대하지 못하니까 위대하게 만들어 주는게 바로 불교입니다. 산중에 앉아만 있는게 道는 아니거든요....'대웅전'을 한문으로 해야만 멋있다는 사람도 있는데 글쎄요~ 우리나라말 좋은게 있는데 굳이 한문으로 할 필요가 없어서 '부처님마음'으로 했어요. 국어애용일 뿐인데 거부감 느끼는 사람들 보면 고정관념이 깊구나 싶지요...복 많이 짓는 것은 화내지 않는게 최고지요...자기마음을 자문자답, 딴데 빠지지 않고 자꾸 하면 그게 바로 화두가 됩니다... 청계사는 청도의 맑은 물이 좋아서 청계사로 지었습니다...”


‘수경사 사건’ 예를 들며 ‘청계사의 집’ 어린이들에 대해 조심스러이 여쭤보니... 불우아동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부지원(현재 지원받는게 없다하심)과 불필요한 후원금은 안 받는게좋으며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는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혜봉스님! 아주 어릴때에 출가하셨다는 혜봉스님의 그 맑은 눈빛과 청명한 가을하늘이 참 닮았다고 느껴지자 저도 모르게 속으로 ‘관세음보살’을 염하며 감사기도 드렸답니다..

                            
 



청계사 옆을 흐르는 힘찬 계곡물은

가뭄에도 늘 수량이 풍부하다고 자랑하시는 혜봉 주지스님.

배산임수의 좋은 산세에 큰 바위들 사이를 앞다투어 애무하고 흘러가는 청정수들..군더덕 없는 법당..자연과 함께 하는 아이들을 보니 도심절에서 느낄수 없었던 또 다른 청정도량의 맑은 기운, 에너지가 산사 가득히 전해져 오더군요.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라는 주련을 보며 영남불교대학 경산도량 수업시간에 배운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도 되뇌어보고......

                                 
추석 쇠고 개최할 산사음악회에 다시 한번 올 계획을 하며 돌아오는 길..

아직 길게 남아 있는 여름과 함께 익어가는 청도감나무들...

여기저기 툭툭 떨어져 있는 홍시들을 보니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                                   *


혹시나 9월 24일 구경 가실 도반님들 계실까봐  청계사 산사음악회 잠시 안내드립니다 ^^*

                                 -아          래-

====================================================================

청계사 창건 10주년 기념 산사음악회....2005. 9. 24(토) 저녁 7시

출연진:도신스님. 가수 주병선.김범룡외..  주관방송:대구불교방송

대한불교조계종 청계사 : 청도군 매전면 금곡리 395번지  ☎ (054)371-46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