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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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우산속에’「제2회 참 좋은 가을 음악제」를 마치고....

보현화 2006. 11. 6. 01:25
   

                                                     *                                                                          *
 

얼마나 기다렸는지...난치병어린이돕기 제2회 가을음악제!

걱정하던 태풍 ‘나비’도 약한 날개짓 하며 비껴 가 주었는데,

행사전날까지 사이사이 내리던 비로 마음 졸이며 하늘만 쳐다 보다가...

드디어 9월 10일 카운트다운!

당일 아침. 하늘이 점점 맑아지고 햇빛도 족히 좋아보였습니다. 야호!


오후 3시를 조금 넘어 경산남천둔치에 도착하니 와~!! 웅장한 무대! 끝없이 진열된 의자! 도열한 행사 부스, 먹거리 코너들이 시선을 딱! 압도해 버렸습니다.

무대에는 각 파트별로 한참 연습중이었고...

 

 입구 맨 처음 부스의 「한국후지제록스」(12기 모 거사님)의 디카사진 무료촬영과 현상,「녹향다례회」 「경상병원무료검진」「법구 및 가훈 써주기(장산서예원)」「수지침」「페이스페인팅」「컵등만들기」「요술풍선만들기」「불교책자 판매대」, 먹거리 코너까지....

볼거리, 체험거리, 먹을거리 만만점!! 시나리오 아주 완벽합니다.

 

오후 6시경-.

음악제의 서막을 알리는 「장산서예원」원장님(2기)의 즉석 서예퍼포먼스!

행사장 광장에 긴 두루마리 흰천이 깔리고 밀대? 비슷한 특별제작된 붓으로 일점 획을 그으신후 나비처럼 몸을 날려 추가 점획..그렇게 한 획 한 획 용틀임하는 용처럼 길게, 힘있게 ‘불(佛)’자로 마침표! 그 살아있는 부처님은 대지위에서 그대로 와불(臥佛)이 되었고, ‘불’자 밑에 쓰여진 '참좋은 가을음악제' 글씨는 이 좋은 음악제를 찬탄하는 동자승들로 살아 뛰노는 듯 하였습니다.

하오의 햇빛을 받으며 부처님의 자비처럼 은은히 번져 나가는 묵향(墨香).

그 옆에서 한판 신명풀이를 신나게 펼쳐 보이는 아난타풍물단!

가히 잔치집의 백미(白眉)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난타의 오프닝후 시작된 음악제 1부 사회자이신 MBC의 장인환MC의 정겹고 친근한 목소리가 관중들의 시선을 모으면서 음악제의 대단원을 알리고-.


대구큰절 ‘사물놀이 연구회’의 신들린 한마당. 법고를 두드리는 고무(鼓舞)는 정말 고무적이었지요. 고구려벌을 두드려 깨우는 낙랑공주의 한(恨)과 사랑처럼 멀리널리 경산벌을 깨웁니다. 그리고 장인환님의 멘트.

“가슴을 두드리는 힘찬 박동의 소리! 바로 이게 오늘의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어떤 부자간의 낫갈기 예화를 인용하며)...우리 인생의 낫갈기와 쉬어갈수 있는 쉼표를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도화지’의 모녀끼리 추는 아리랑 수건춤이 끝나자,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아리’와 ‘쓰리’의 엄마는 누구..게요?” 하고 익살스런 퀴즈를 내고 답은 ‘아라리’(아라리가 났네)라며 부끄럽게 웃는 장인환 사회자.


피아노 트리오의 연주. 펩페라의 이중창 후 태권로빅 공연때 드디어 우려했던 빗방울이 떨어지고..구름은 있어도 설마 했었는데...


비오는 막간을 이용해 행운권 1부추첨. TV, 자전거등 푸짐한 경품들 중 저 보현화가 TV당첨(20인치. 서부동청년회증정품)!을 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관세음보살!(슬플때나 기쁠때나 언제나 명호하는 전전후 용어지요? ^^*)

 

추첨후 오늘 프로그램중 가장 기다렸던 금강합창단의 찬불가 순서가 돌아왔습니다.

12기 모 거사님이 운영하는 이벤트 회사에서 설치한 멋지고 웅장한 무대위로 화려하고도 심플한 분홍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우신 보살님들과, 흰 와이셔츠에 깜찍한 나비넥타이가 멋드러진 거사님들과 어린이들!

“아~!!” 작은 감탄과 함께 가슴 뭉클해져 옵니다.

거사님, 보살님, 어린이들로 구성된 금강합창단이 꼭 한가족같은 느낌!

이래서 우리는 같은 길을 함께 떠나는 도반(道伴)이구나....

몇 달되지 않은 짧은 연습기간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노래실력은 작은 감동을 넘어 가슴가득 큰 물결로 일렁였습니다. 조금씩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울리는 빗줄기 리듬.


“이 비를 맞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깨닫게 되는게 아닐까..경상도말로 ‘딱 마치맞다’고 하지요?..2부는 TBC ‘생방송 아침이 좋다’와 ‘교통방송’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제 후배인 이도현씨를 소개합니다”

공연 사이사이 감칠맛 나는 멘트와 능숙한 사회솜씨를 구사하던 장인환씨의 1부 사회가 끝나고,

바톤을 이어받은 TBC방송국의 이도현 MC.

음악회를 하는 이곳 남천강 너머에 있는 중앙초등학교의 36회 졸업생이라고 재미있게 자기 소개를 하고-.


14명의 아이들이 연출하는 ‘선재 사물놀이’공연중 입장한 유니폼 입은 리틀야구단 어린이  등 오늘 프로그램 중에 어린이들 참여가 많아 참 신선하고, 어린 동자승을 보는 냥 이 나라의 동량이 될 미래의 부처님들께 마음 속으로 작은 경배를 올렸습니다. 그 뒤 내빈석에 앉아 계시는 회주스님의 따뜻한 미소와 함께 전개되는, 옥불보전의 유치원불사가 오버랩되면서 오늘 하루가 거대한 그림이 됩니다.


이어 유영목님의 창과 내빈소개, 재즈댄스, 김태란 선생님의 노래가 이어지는 사이 빗줄기도 굵어지고...

가릉빈가 중창단의 앵콜까지 끝나자, 막간에 즉석선물까지(박수를 밝게, 많이 치신 분에게)

챙겨 주면서 기억에 남을 멘트도 빠뜨리지 않는 이도현MC.

“어릴때는 비든 뭐든 다 좋아했는데...어릴때의 그 순수함으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해금과 기타 음률속에 빗줄기는 더욱 거세어지고-.

그래도 모두 별 동요없이 음악회는 계속 진행되고-.

맨 앞자리에 앉아 카메라에 물들어 갈까 수건으로 덮어 씌우고  하염없이 비를 맞고 있으려니

어느새 공덕행(9기)보살님이 옆에 오셔서 우산을 받쳐 주시네요.

큰언니처럼 포근한 미소를 보니 기분이 한결 나아지더군요..


이어 천년바위 속의 오랜 침묵같이 기다려왔던 가수 박정식씨가 등장하고-.

가을을 재촉하는 가을비 우산속에.....(가을비치고는 사납고 양도 많습니다만..ㅎㅎ)

애잔하게 빗줄기와 리듬하는 천년바위 노래. 그 바위처럼 미동도 않고 무대를 응시하며

어느새 모두 한마음이 되어있는 우요일(雨曜日)의 음악제. 정말 참 좋습니다.

불타오르는 이 열기만큼이나 끊임없는 이 번뇌를 모두 식혀주고, 씻어주는 거치른 가을비 속에서 우리 모두는 비를 잊었습니다. 신곡인 ‘멋진 인생’ 노래중엔 긴 치마입은 여인이 자석에 이끌리듯 무대 앞으로 나와서 나풀나풀 춤을 춥니다.

우중의 여인인가요? 빗속의 무희(舞姬)던가요?.....음악제는 정점에 다다르고...


그리고, 그러나 폭우속에서 땀인지 빗물인지 모르게 푹 젖은채 열창하는 이 가수를 위한 열렬한 박수도 잊지 않았습니다.


“앵콜! 앵콜!! 앵콜!!!”

 

“여러분이 앵콜 안하셔도 예약곡이 7곡입니다(모두 웃음). 큰스님도 비맞고 계신데 제가 우산 쓸수가 없지요. 부처님의 가피가 없인 이 자리에 설수가 없습니다. 일전에 며칠동안 템플스테이 체험중 오체투지를 했었는데 신심도 강해졌고 108배 참회도 아침마다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노래 잘 하고 오라고 보내 주신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떠나가는 박수와 공감의 함성속에 감동은 이제 파도가 되었습니다.

음악제 마지막을 장식하는 박정식씨의 트로트메들리는 걸쭉한 흥겨움을 참지 못한 군중들로 하나둘 파도치듯 물결쳐 마침내 무대앞은 큰 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번뇌의 갈증을 충분히 해갈시켜주는 감로의 법비가 뿌립니다.

한없이! 많이!! 힘차게!! 주룩주룩 부처님이 내립니다.


.......좋은 날씨가 어디 있습니까? 지금 비온다고 나쁜겁니까? 몇 달 내내 햇빛만 쨍쨍 나면 비가 그리워 지지 않겠습니까? 좋고 나쁜 날씨란 없습니다. 비오면 비오는 대로, 눈오면 눈오는 대로, 바람불면 바람부는 대로 다 좋은것! 그것이 불법입니다!.......


수업시간 법문하신 대륜주지스님의 가르침이 오늘처럼 피부에 와 닿는 날도 없네요. 가랑비에 옷젖듯 하루하루 쌓이는 법력들이, 공부가, 수행이, 기도가..지금 인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 와서 불평하지 않음은 물론이요, 비 와도 견디고 이젠 비와 함께 ‘즐기고’ 있는 넉넉한 마음자리!!들을 오늘 보았습니다.

작년 빗속의 두류공원 체육대회도 그랬듯이 여여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남불교대학 관음사의 신도님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나쁘고 좋은 상황의 분별심에서 완전히 해방된, 모두 다 함께 이 거대한 감동의 물결속에서 하나되어 반야용선을 탔으니

홍수가 온들 두렵겠습니까? 해일도 두렵지 않습니다.

상황에 끄달리지 않고 상황을 최대한 즐기고 만끽하는 이 불력(佛力) 법력(法力)으로

단단해진 신심들이 오늘 이 하루를 온전히 부처님께 바쳐 회향, 감사기도 드리옵니다.


                     *                                   *

물심양면으로 하나같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온 경산도량 도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금강합창단의 강행군 연습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MBC의 장인환씨를 섭외하신 청인(8기)거사님.

TBC의 이도현씨를 섭외해 주신 마야부인 이연화(반야수)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음악제는 1기에서 12기까지 전 도반이 합심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라 더욱 의미있고 

또한 성공리에 치러짐을 정말 감사드립니다.

 

격조높은 프로그램이었던 녹향다례회와, 달필의 서예작품을 보시해주신 장산서예원의 장산선생님(2기)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어린이날 힛트쳤던 페이스페인팅, 수지침 봉사, 요술풍선 만들기에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하루종일 손에 물마를새 없으셨던  먹거리장터의 법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행사안내 도우미로  수고한 아름다우신 보리수(12기), 청정화(12기), 신행화(6기)보살님께도 감사말씀드립니다.

밤깊게 남아 끝까지 무대해체작업하시던 거사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 외 수고하신 모든 도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동명이인으로 묘청 법명이 두분인 12기의 진짜? 묘청님과 목륜님의 ‘물에 빠진 새앙쥐(목륜님 표현)’ 의 모습이 두고 두고 인상에 남을거 같습니다.

작년처럼 계추를 대신했던 이번 음악제에 계원들을 살뜰히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었고,

칠곡, 큰절의 반가운 인드라망 님들께도 제대로 인사도 못했구먼요-. ^^*


마지막으로 

난치병 어린이돕기의 아름다운 취지에 한마음 되었던 도반애가 이번 음악제를 통하여

더욱 우애있고 결속력있게 뭉쳐지기를 서원하오며

부처님 정법(正法)과 함께 정심(正心)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불자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관세음보살마하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