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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배를 얹은 ‘피사의 사탑’ 건축사 새로 쓰다

보현화 2010. 6. 23. 21:39

쌍용, 배를 얹은 ‘피사의 사탑’ 건축사 새로 쓰다 한겨레 | 입력 2010.06.23 20:13

 

[한겨레] 건물 3개동 52도 기울어져
교량 건축술 세계 첫 적용

옥상엔 축구장 2배 공원

싱가포르 마리나 호텔 완공
지면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21세기 건축의 기적'이라 불리는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착공 2년여 만인 23일 완성됐다. 자유의 여신상(미국 뉴욕), 에펠탑(프랑스 파리), 타워 브리지(영국 런던), 오페라 하우스(호주 시드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세계적인 랜드마크 건축물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이날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마리나 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 그랜드 오픈 행사에는 호텔 시공사인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과 발주처인 미국의 세계적인 카지노·리조트 전문개발업체인 샌즈 그룹의 셀던 아델슨 회장, 현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각국에서 취재 기자만 12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 21세기 '피사의 사탑'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지하 3층, 지상 55층에 3개 동의 객실 2561개를 갖추고 있다.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올라가는 동쪽 건물이 지상 70m(23층)에서 서쪽 건물과 연결돼 55층까지 올라가는 들 입(入) 자형 구조로, 현존하거나 설계·시공 중인 세계 건축물 가운데 최고 난이도로 평가 받고 있다. 52도의 건물 기울기는 '피사의 사탑' 기울기(5.5도)의 10배에 가까운 것이다.

또 호텔 3개 동의 옥상을 연결해 거대한 공원을 만든 것도 특징이다. 수영장 3개와 전망대, 정원, 산책로, 레스토랑, 스파 등이 조성된 길이 343m, 너비 38m의 하늘 공원(Sky Park)은 에펠탑 (320m)보다 20m 이상 높은 데 있고, 면적은 축구장 약 2배 크기다. 하늘 공원 구조물의 무게는 6만t이 넘는다. 특히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망대는 보잉 747 여객기 전장과 맞먹는 약 70m 정도가 지지대 없이 지상 200m에 돌출된 외팔 보 구조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석준 회장은 "한국 건설인의 혼이 담긴 역사적 건축물이 무사히 완공돼 감격스럽다"며 "세계 건설업계를 놀라게 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동과 아시아지역의 고난도 랜드마크 건축시장에서 리딩 컴퍼니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형 신공법 쾌거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 적용된 신공법도 건축사에 남게 됐다. 쌍용건설은 기울어진 건물을 쌓아올리기 위해 '포스트 텐션' 공법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는 철근의 5배 강도인 강선 케이블로 구조물을 끌어당겨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으로, 교량 공사에 쓰이는 공법을 건축물에 활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다큐멘터리 채널 < 내셔널 지오그래픽 > 은 공사 전 과정을 촬영하기도 했다.

안국진 쌍용건설 현장소장은 "'건물을 저렇게 삐딱하게 짓다가는 곧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하던 싱가포르 시민들이 요즘은 '역시 한국 건설업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운다"면서 "이런 고난도 공사를 불과 27개월 만에 수행해 우리의 기술력과 시공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사구조 시공법은, 국내 건설업체가 시공한 국외 프로젝트 적용 기술로는 처음으로 국토해양부의 건설 신기술에 지정됐다.

이 호텔의 공사금액은 6억8600만달러(약 9000억원)로, 국외 건축물 수주 사상 최대 규모인데 쌍용건설이 지난 2007년 9월에 수주했다. 이후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 말레이시아, 타이, 미얀마 등 10여개국의 건설 기술자 및 노동자들이 하루 최대 6000여명이 참여해 24시간 공사를 강행한 '땀의 결실'이다. 동시에 1000만 시간 무재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싱가포르/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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