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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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도 못 내밀 천배(千拜)! 그래도 낑겼습니다.*^^*

보현화 2007. 1. 27. 02:18

 

2007. 1. 26...

성도재일(成道齋日)..부처님과 함께 하는 득도(得道)의 길...

도를 깨칠지 도가 터질지 그 결과는 감히 기대할 수 없지만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과의 에너지 교감과 교류! 거기에 우선 비중을 두기로 하고 집을 나서 법당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

예상대로 입추의 여지없이 빼곡이 들어찬 1층 법당의 기도열기가 화끈후끈!!


절하기 좋은 츄리닝 바지로 갈아입고 한쪽 구석에 자리를 겨우 마련한 후 입구의 삼천배보시 접수대에 신고?를 하러가니, 만면미소의 대각성(묘각회 회장/1기)님과 접수장부를 펼쳐놓고  기록에 여념이 없는 여실지(3기) 낮팀 총무님이 활짝 반겨 주십니다. *^^*

제가 묘각회 회원도 아니고, 오늘 삼천배 할 것도 아니지만 참가비조로 삼천원을 접수시켰습니다.

언젠가 만배해서 만원 낼날이 오길 기다리면서~ㅎㅎ


자리에서 절을 시작하기 무섭게 아침부터 오셨는지 여기저기 삼천배를 마치신 신도님들이 한분두분씩 좌복을 걷으시는데, 칠판에 이름이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주변분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로 축하를 하는 감동장면이라니~!! 맨앞줄의 감로성(동문회.여부회장/1기)님이 축하박수를 유도,주도하다가 즉석에서 남기는 멘트도 아주 일품이더군요. “65세 이상만 박수쳐 드립니당~” (모두 웃음) 오늘 점심공양비 다 내셨다는 박분이 보살님을 비롯해서 정말 노보살님들 많으셨습니다. “대단보살마하살~!”이라고 토를 다는 것도 잊지 않는 감로성님의 유머에 절로 가슴이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이~.

 

저는 삼천배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못다한 미래불 천배만 하는게 오늘의 목표입니다.

오래전에 과거불 천배하다 너무 힘들어 축사망? 하는줄 알았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후에 현재불 천배에 재도전하다가 기절할 뻔했던 한심한 ‘절경력(拜經歷)’. 그 중에 미래불 천배가 항상 숙제처럼 남아 찜찜하던 차에 오늘 성도재일을 맞아 드디어 밀린 숙제를 하기로 한거였지요. 근데 몸이 부실한 사람이 절하러 왔다하니 용타 싶었는지 여기저기서 보는 분들마다 격려와 먹을 거리 챙겨주셔서 부끄럽기도 하고 고마움에 힘이 절로 나기도 하고...

집에서는, 혼자서는 감히 시작도 못할 수행인데 도반들과 함께 하는 절은 ‘좋은 기회’가 아닐수 없다는 생각이 오늘도 역시나!!입니다.

묘각회 회원들! 그야말로 ‘절박사’들이 전후좌우에 포진해 계시니 좌청룡우백호. 천군만마가 부럽지 않을 에너지에, 그냥 묻어서 실려서 갈 것임이 틀림없으리라는 즐거운 상상과 기대를 하면서 한배, 또 한배...


최근, 날마다는 아니지만 오늘을 위해서 워밍엎하듯이 했던 108배가 열번정도는 되니 조금 낫겠지 자위하며... 좌복위에 배례건 깔고, 보조수건에다 음료수, 준비만반하고!,

미래불 첫번째 부처님을 만납니다...나무일광불(南無日光佛)..순간 2기의 일광거사님 웃는 얼굴이 휙 스치고 지나갑니다(ㅎㅎ)...이 생각이 잡념인가? 나의 장난스러움인가? 생각다가 한배, 또 한배...하는데 바늘에 실따라 오듯 14번 부처님 나무지혜자재부처님께 딱! 걸립니다.

일광님 옆지기 지혜심님이 일광님보다 더 큰 얼굴을 내 얼굴앞으로 들이밀고 씩 웃으며 사라지는게 아닙니까? ㅠㅠ....부처님. 초장부터 기도가 이상합니다..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또 한배...한배..아! 그 생각도 잠시! 또 보입니다... 나무보련화용부처님..(보련화.1기)..나무출수미산정부처님..(수미산악회)...나무향광부처님..(향광심.1기)....우리 법명이 삼천불 부처님으로부터 유래(작명)되었을까?? 이 생각 저 생각 흐르는 땀에 잡념망상 섞어서 또 한배, 두배..

“으잉? 웬일요? 삼천배 할라꼬???” 눈 동그래지며 신기한 동물이라도 본듯 놀라움에 격려를 실어주며 지나가는, 삼천배 다끝난 감로성의 뽈또구리한(밝으레한) 뺨이 부럽기만 한데...그예 저는 주눅들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아니~천배만 할라꼬....” ㅠㅠ..


200배 하다가 잠시 쉴 겸 법당 안을 빙 둘러보니 낯익은 도반들이 대부분. 바로 앞의 행법(15기)님. 한사람 건너 혜정(9기)님. 앞에앞에 묘덕화(12기)님. 바로 제 옆엔 김옥남(8기)보살님이! 이분은 구미도량의 유명한 공덕화님의 동서이기도 한데, 언젠가 공덕화님이 인드라망카페에서 제게 쪽지를 보내와 잘 부탁한다고 하셔서 그때부터 알게된 보살님이기도 합니다.

막간을 이용해 쉬면서 혜정님 등 여러분과 음료와 담소 나누고, 앞보살님께 사과 한쪽도 받아 먹는등 잠시 숨고르다가 또 한배, 한배...나무인연조부처님...나무만다라부처님..  귀에, 눈에 익은 글자들이 보입니다..인연(因緣)..만다라(曼陀羅)..

읔! 근데 247번..나무혜정부처님...부처님, 우짜지요? 혜정님 방금 가셨는디요~~ㅎㅎ

... 254번. 나무수미산왕부처님..(또 수미산악회~)...591번.나무연화정상왕부처님..(연화정.7기).. 681번. 나무진금산부처님..(금산스님)....갈수록 점입가경~~부처님. 이 중생을 우째야겠습니까요??? 에구~~$&%^$@#*&@$#


하여간 망상인지 잡념인지도 모를 절을 하긴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는 늘어가되 속도는 더뎌지고 거친 호흡. 다리도 점점 아파오는데.. 며칠전 수업시간의 주지스님 말씀이 채찍처럼 떠오릅니다..“삼천배를 하면서 뭔가 좋아지겠지, 나의 원하는 바를 들어 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면 도로꽝입니다..그런 절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시던...

절을 하면서 자신을 돌이켜 보니 저도 그 범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일개 우바이..

뭘 바라는 건 없고 절하다보면 혈액순환 잘되고 건강에 좋겠지..하는 기대정도는 있었으니

은근슬쩍 기대하기는 매한가지가 아닌가 싶어서 잠시 반성도 하면서 보충기도도 잊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저의 가장 관심사는 건강입니다. 허나 제가 이 세상에서 아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시면 아무때나 불러 주십시오. 기꺼이 가겠습니다’ 라고....

정말입니다. 몇년전 대수술로 죽음과 맞딱뜨린 경험이 저를 사정없이 부셔 버림과 함께 욕심까지 다 날려버린 전화위복의 참회가 있었기에 저의 기도도 복잡다단하지 않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을... 동병상련이라고 그 마음을 익히 알겠다는 듯 저의 손을 꼭 잡아주며 절 잘하고 오라며 먼저 가시는 선정행(4기)보살님...언제 아팠냐는듯 환한 얼굴, 빛나는 은발이 너무나 멋있는 어르신이십니다.()()


별다른 원(願)과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냥 몸을 낮춥니다.

몸낮추기 한번, 하심(下心) 한번...아직도 내 정신과 육신에 남아있는 욕망의 끄트머리가 있다면 모두 모두 정화시키듯..흐르는 땀과 함께 영원히 배출되도록....

200배씩 끊어하다가 후반부에 가서는 50배씩 끊고, 또 20배씩 끊다가..그렇게 1000배가 가까워져 오는데 전만큼 힘들지는 않다는게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절 자주할수록 더 잘하게 된다더니.. 세번째 하다보니 조금 더 나아졌나 봅니다. 억지로 하면 1000배 다하고도 200배 정도는 더 할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만 오늘은 목표대로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마지막 부처님을 뵈옵니다...나무위엄부처님(南無威嚴佛)....나무수미상부처님(南無須彌相佛)...

오후 5시...부처님.... 드디어 절을 마쳤습니다. 수미산만큼 크고 높은 원을 꼭 가져 보겠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후 일어서서 1층 법당의 부처님을 마주 뵈었습니다.

무사히 기도 마치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 담아 정성들인 삼배를 하고...

부처님. 제가 1000배나 하였네요...묵묵부답 부동불(不動佛)...

그러나 이렇게 말씀하듯 합니다..

‘나는 하루종일 삼백육십오일 이 자리에 앉아 있다네. 부동자세로! 정말 힘들다네.  천배는 아무것도 아니야. 한결같이 여여(如如)하기가 쉽지 않다네...’


부처님...다음엔 더욱 간절히 뵈러 오겠습니다. 잡념망상 다 떨친 무심(無心)의 절을 할수 있도록요...말없이 내려다 보시며 함께 하여 주신 시간! 잊지 않겠습니다.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