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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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4(고향친구, 그 세월의 간극)

보현화 2010. 8. 6. 01:11

태어난 곳이 같고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친구가 간절히 나를 찾아서

약 30년만의 해후를 가졌다.

 

어릴당시 같은 또래의 친구가 여럿 되지만 바로 앞뒷집이라 특히 둘이가 친했던 것 같다.

 

취학전까지 한 동네 살다가 이사 왔고

학교 다니면서 고향 갈때마다 꼭 놀러 갔던 친구였다.

 

내 전화번호를 우연찮게 알게된 친구는 바로 만나자고 흥분하다가

바쁘다는 내 말에 휴가기간을 이용해 나를 만나러 칠곡에서 경산으로 왔다.

 

많이 달라져 얼른 못 알아 보았지만 둘다 같은 흰머리에 얼굴의 주름살을 보면서

우리 둘다 50이 넘은 중년임을 확인하였고 세월의 무상함도 함께 공감했다.

그러나 30년의 단절된 세월도 동심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50여년전까지 훌쩍 날아갔다.

 

우리는 물론 우리 어른들 이야기까지.

친구어머니는 돌아 가실때 나를 그렇게 찾으셨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당신 친구도 아닌 딸의 친구인 나를 말이다.

 

학창시절 고향에 가면 꼭 들렀던 이 친구네 집.

친구네 어머니가 삶아 주시던 국수 맛이며, 인정스런 대접이며 모두가 아련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장례식 소식도 듣지 못했던 친구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잠시 묵념하였다.

부디 극락왕생하시길..

 

친구는 얼마전 나와 통화후 너무나 반가워서 울었다고 한다.

또 오늘 만나니 또 너무 반가워서 울것 같다며 눈에 맺힌 물기를 손수건으로 찍어낸다.

그런 친구를 보는 내 눈가는 이슬 한점 없어 미안스러웠다.

아련한 안개처럼 한번씩 보고팠긴 했지만 극명하게 그리움의 농도가 달라서 내심 당황스러웠다.

사랑도, 그리움도 그런 것일까.

한 사람은 열렬히 사랑하는데 상대방은 무덤덤하거나 관심이 없다면?

 

자주 만나게 될것을 상상하며 기쁜 모습으로 돌아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간극을 본다.

동안 헤어져 있으면서 서로 달랐던 환경이며, 생각이며, 경험이라는 놈의 모습을-.

 

반가웠다, 친구야! 더 늙기 전에 또 만나야지 않겠니? 건강하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