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화(普賢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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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9(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고)

보현화 2011. 3. 9. 21:56

 

늘 그렇듯이

조조영화는 조용해서 좋다.

그리고 가격이 싸다.^^

또한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 덕에

키 큰 요즘 사람들의 앉은키로 인해서 화면이 가려지는 불편이 없어 좋다.

그래서 종종 조조영화를 즐기는데 오늘 관람영화는

'그대를 사랑합니다'이다.

 

삶에 있어 사랑은 영원한 주제어.

노년의 두 커플의 힘겨운 사랑을 보면서 눈물을 훔친다.

 

암으로 죽은 아내가 죽기 전에 먹고 싶은 우유를 의사가 말려서 못 먹게 한게 마음이 걸렸던

할아버지 김만석(이순재 분)은 새벽우유배달을 하게 되고 새벽길에서 날마다 만나는 파지 주으며

혼자 사는 할머니 송씨(윤소정 분)에게 연정을 느낀다.

 

또 다른 커플은 주차관리를 하면서 치매아내 조순이(김수미 분)를 돌보는 장군봉(송재호 분)할아버지의 고단한 삶이다.

자식들이 장성했으나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다가

치매와 노환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를 혼자 보낼수 없어 아내에게 약을 먹이고 자신도 함께 동반자살을 한다.

 

주민증도 없던 송씨 할머니가 김만석의 도움으로 송이뿐이라는 이름까지 얻고

평생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꼈을때 그녀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눈 뜨고 꿈꾸는 기분이야'라고..

 

아내에게 제대로 주지 못했던 사랑을 송이뿐 할머니에게 맘껏 베풀고 싶었던 김만석은,

송재호 부부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 역시 죽음으로 헤어질 슬픔을 견딜수 없다고 말하며 송이뿐 할머니가 고향으로 떠나자

독백아닌 독백을 한다.

'사는 것은 익숙해 지는 거야'라고..

 

헤어짐도, 죽음도, 슬픔도...익숙해 져야 하는 것이라고..

 

부부도, 자식도, 모든 인연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에 익숙해 지다가 맞게 되는 혼자만의 죽음...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인생의 결말이 낙엽처럼 스산하다.

그것도 익숙해져야 하는 것. 모든 고통도,외로움도,슬픔도..

 

점점 노년을 향해 가는 내 나이를 들여다 본다. 성치 않은 내 몸이 의미하는 죽음에의 가속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