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환승도 하실줄 알고 연세치곤 건강하신 80을 넘은 나의 친정어머니.
먹고 싶은게 있다시면서 직접 칠성시장에 버스 갈아 타고 오시면서 장을 봐 오셨다.
딩동~ 아파트 벨을 누르며 한 짐 내려 놓으시는
엄마의 베낭을 받으며 갑자기 그 속이 궁금해졌다.
칼국수와 닭발, 닭이 전부였다.
그 세가지 사러 가신 줄 알았지만 그게 다인 것에 나도 모르게 실망하였다.
내 먹을 걸 사 오셨나 하는 기대와 궁금함에-.
어릴적 엄마가 일터에서 돌아 오시며 들고 오시던 먹을거리들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잠시 나를 착각하게 만들었나 보다.
그 생각에 미치자 웃음이 나왔다.
수십년의 타임머신이 작동한 줄도 모르고 엄마한테 먹을거 안 사왔다고 투정?까지 했으니~ㅎㅎ
먹을게 귀하던 시절, 유난히 어려웠던 우리집.. 일하고 돌아 오시던 고단한 엄마손에 들려진 먹을거리들..
그게 뭐였는지조차 가물가물하지만 그것들은 지독한 향수이고 아픈 그리움이기도 했다.
먹을게 없어 밀가루 풀을 끓여 먹던 일도 함께 떠 오른다.
내겐, 자식인 내겐 이제 추억이 되었지만
엄마는, 늙은 엄마는 회한인 지난 시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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